외국계 제약사, 임상시험 연구비 국내사보다 2배 더 냈다

2023 경제적 이익 지출보고서 실태조사
국내외 제약사 총 7249억 원의 금전 지원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외국계 제약사가 보건 의료인에게 합법적으로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 중 임상 시험 연구비를 국내 제약사보다 2배 더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3년 경제적 이익 지출보고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약품 분야의 경우 총 7249억 원의 금전 지원이 이뤄졌다. 그중 임상시험 연구비 지원에 4990억 원이 쓰였다. 전체 금액에 69%에 달하는 비중이다.

국내 제약사는 137개 사가 2617억 원을, 외국계 제약사는 53개 사가 2180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 국내사 1곳이 19억 원, 외자사가 41억 원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셈이다.

학술대회는 의약품을 제조하는 국내사 64곳이 46억 원을, 외자사 51곳이 35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설명회는 국내외 의약품 제조사가 총 2055억 원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 1인당 지원 금액은 평균 8만 원이다.

시판 후 조사는 국내 제약사 50곳이 82억 원을, 외국계 제약사 32곳이 28억 원을 지원했다. 평균 국내사는 1억 6000만 원가량을, 외자사는 8800만 원을 지출한 셈이다.

비용 할인 항목은 국내사 72곳이 430만 2377건을, 외자사의 경우 5곳이 578건을 제공하면서 국내 제약사의 제공 규모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비용 할인을 가장 많이 많은 기관은 약국으로 총 2161만 6678건의 비용 할인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상급병원은 2678건의 비용할인을 받았다.

비용 할인은 의료기관과 약국 등이 의약품 대금을 3개월 이내 결제한 경우 보상받을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한 것이다. 1개월에 최대 0.6%씩 최대 1.8%를 할인해 준다.

견본품 제공은 약국이 111개를, 상급종합병원이 2만 3827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병원의 경우 5598개의 견본품을 제공받았다.

한편 경제적 이익 지출 보고는 제약회사나 의료기기 회사, 유통업자 등이 제품 판매 촉진을 위해 의료인 등에게 제공한 법령상 허용된 경제적 이익 내역을 작성·보관하는 제도다.

의약품·의료기기 거래의 투명성과 업계의 자발적인 자정능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8년에 도입돼 2022년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조사가 이뤄졌다. 이번 조사에는 의약품 업체 1만 3641곳이 참여했다.

이번 지출보고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를 통해 5년간 확인할 수 있다. 지출보고서 내역에 이견이 있는 의료인은 작성한 공급자 등에게 정정을 요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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