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주사 치매약 나오나…릴리 '렘터네터그', 국내 임상 3상 승인

인지 감소 위험 있는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대상 연구
서울대병원 등 국내 의료기관 17곳 참여…글로벌 3상 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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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피하주사(SC) 제형 알츠하이머 신약 '렘터네터그' 임상시험에 속도를 낸다.

1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릴리는 최근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 '렘터네터그'(성분명 알렘투주맙·프로젝트명 LY3372993) 임상 3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은 인지 감소의 위험이 있는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렘터네터그와 가짜 약(위약)을 비교하는 연구다. 글로벌 임상 3상시험 '트레일러너-알츠3'(TRAILRUNNER-ALZ 3)의 일환이다.

트레일러너-알츠3은 전 세계 의료기관 316곳에서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연구다.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의료기관 17곳이 임상 연구에 참여한다.

1차평가지표는 임상치매척도(CDR)에 기반을 두고 측정한 질병 진행 기간이다. 투약일로부터 최대 255주 차까지 연구된다.

2차평가지표는 임상치매척도박스총점(CDR-SB)에 따른 기준선 변화 점수 등이다. CDR-SB는 0점에서 18점까지 구분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손상이 심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트레일러너-알츠3 연구의 환자모집은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에서 먼저 시작됐다. 이외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남미, 호주 등에서도 진행된다. 최종 연구완료목표일은 2030년 10월이다.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학계와 의료계 등에서 제시하는 원인은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염증, 아교세포·뇌혈관 장벽 문제, 뇌신경 병리 등 다양하다.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는 이 중에서 1~2위를 다투는 주요 질환 타깃이다.

렘터네터그는 릴리가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키순라'(성분명 도나네맙)의 후속 파이프라인이다. 아밀로이드-베타를 타깃해 이를 제거하는 항체의약품이다.

렘터네터그는 SC 제형으로 개발되고 있다. 병원 방문을 통해 1시간 이상 투약해야 하는 정맥주사(IV)와 달리 SC는 3~8분 만에 투여를 마칠 수 있어 환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IV는 수액 등을 활용해 정맥에 약물을 천천히 투여하는 방식이다. SC는 피부 바로 아래(피하)에 주사할 수 있는 제형이다. 사전 약물 충전 주사기(프리필드 시린지)나 자동 주사기(오토인젝터) 등으로도 제조할 수 있다.

앞서 렘터네터그는 경증에서 중등도 인지장애 또는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환자 41명을 대상으로 투약한 결과 뇌에 축적된 아밀로이드 베타가 제거되는 것이 확인됐다. 169일까지 치료를 받은 환자 24명 중 환자 18명(75%)에서 아밀로이드가 제거됐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아직 획기적인 치료제가 없어 의료 미충족 수요가 높은 블루오션 중 하나다. 시장조사기관 IMARC에 따르면 글로벌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63억 4000만 달러(약 8조 5000억 원) 규모다.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6.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