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재단도 인정한 LG화학 ‘유폴리오’ 백신 탄생 배경[약전약후]

기존 백신 한계 극복한 차세대 사백신…빌게이츠재단서 지원받아
2014년 연구 시작해 2020년 개발 성공…2021년 전 세계 공급

LG화학이 개발한 차세대 소아마비 백신 '유폴리오'.(LG화학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 중인 소아마비 퇴치에 기여하고 있는 LG화학의 '유폴리오' 백신의 탄생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유폴리오는 LG화학이 개발한 불활화 소아마비 3가(폴리오 바이러스 1·2·3형) 백신이다. 불활화 백신은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열이나 화학약물로 죽이거나 생리활동을 정지시켜 항원으로 사용하는 백신을 뜻한다.

유폴리오는 독성을 낮춘(약독화) 바이러스를 이용해 화학적으로 바이러스의 병원성을 없애는 공정을 추가로 거친 차세대 사(死)백신이다. 기존 약한 독성을 갖고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이용한 백신인 생(生)백신보다 안전성 측면에서 장점이 크다.

소아마비는 주로 소아의 뇌, 척수와 같은 중추신경계 중 특히 운동을 담당하는 부분에 폴리오(polio)라는 장 바이러스(enterovirus)에 의한 급성 감염이 발생해 뇌신경 조직이 손상되면서 일시적 혹은 영구적인 신체 마비와 변형이 생기는 질환이다.

최근 발생하는 대부분의 소아마비는 생백신을 투여받은 아이들의 분뇨 등에 남아 있는 바이러스가 식수에 섞여 지역사회로 퍼지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2014년 소아마비 사백신 공급난으로 인한 바이러스 재유행을 막기 위해 ‘전 세계 위기 상황’(State of Emergency)을 선포한 바 있다. 같은 해 LG화학은 생백신에서 사백신으로 접종 전환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사백신 수급난이 점차 심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LG화학은 2016년 유폴리오 비임상에 성공하고 2018년 임상 2상을 완료했다. 1년 후 임상 3상에서 투여 대상자는 소아마비 면역원성을 평균 99% 획득한다는 결과를 확인했다. 면역원성은 체내에서 바이러스 등과 같은 항원, 이물질에 면역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뜻한다. 유폴리오는 성공적인 임상 3상 결과에 힘입어 2020년 허가됐다.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은 유폴리오 개발 당시 LG화학의 역량을 높게 평가해 2017년부터 유폴리오 등 백신 개발 과제에 5760만 달러(약 772억 원)를 지원했다.

LG화학은 2021년 8000만 달러(약 1072억 원) 규모 유폴리오를 공급하는 계약을 유니세프와 체결했다. 이후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70여 개 국가에 공급이 시작됐다. 해당 계약으로 LG화학은 유니세프 전체 조달물량의 20% 이상을 공급하게 됐다. 유니세프 상위 3위 소아마비 백신 공급사로 진입했다.

LG화학은 지난해 3월 1억 달러(약 1340억 원) 규모 유폴리오를 오는 2025년까지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해당 입찰에서 전체 조달 물량의 30% 이상을 확보, 수주량 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메이저 공급사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했다. 소아마비 백신 공급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설비 투자를 통해 연간 6000만 도즈(1도즈=1회 접종분) 이상 분량의 유폴리오 생산능력을 구축했다.

LG화학은 유폴리오에 기반을 둔 차세대 6가 혼합백신 개발을 위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