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 배양 '오가노이드' 나온다…선천성 질환 진단·치료 '새 길'

산전 양수서 태아 상피세포 분리…배양 연구 해외서 첫 성공
4~6주만 오가노이드 형성…산전 조기진단 및 치료제 연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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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인체 외부에서 세포를 배양해 미니 장기를 구현하는 오가노이드 기술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금까지 줄기세포를 통해 신체 장기의 조직을 배양했으나, 양수 내 세포로 신생아의 유전 질환을 확인할 수 있는 새 가능성이 제시된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연구진은 이달 세계 최초로 임신부 양수에서 세포 오가노이드를 배양하는 데 성공하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을 보면 연구진은 양수에서 분리된 상피세포가 폐, 신장 및 소장과 같은 3차원 오가노이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선천성 태아 질병을 연구하고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다.

무엇보다 임신 중에 채취한 세포가 오가노이드로 직접 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수에 생존할 수 있는 상피 세포가 있다는 것도 학계에서는 새로운 발견으로 평가하고 있다.

양수는 태아의 신체 발달에 필요한 영양분, 호르몬, 항체 등 나온 여러 물질을 포함한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산전에 태아의 질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자궁에 바늘을 삽입해 양수를 채취하는 '양수 천자'(amniocentesis) 검사를 실시한다.

그러나 양수 천자의 경우 태아를 건드리거나, 신체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윤리적으로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현재 임신 20주까지만 양수 채취 및 검사가 가능하다.

이에 학계에서는 그동안 태아의 선천성 질병을 예측할 수 있는 진단 모델이 필요하다는 수요가 발생했다. 이 연구는 이러한 수요를 맞출 수 있는 방법으로 오가노이드 제작 가능성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오가노이드는 신체 장기 조직을 대신할 수 있는 일종의 미니 장기다. 일반적으로 줄기세포를 채취해 필요한 장기로 분화할 수 있도록 배양하고, 직접적으로 사람에게 실험하지 않고도 약물의 효능 등을 알 수 있도록 사전 실험에 사용한다.

연구팀은 양수 천자를 통해 12개 양수 샘플을 채취하고 신장과 소장, 폐로 분화하는 상피 줄기세포를 배양했다. 그 결과 배양 4주 후 1㎜ 크기의 오가노이드 형성을 관찰했으며, 이들은 각 장기의 특성을 나타냈다.

이들은 기존 폐 오가노이드와 태아 양수 세포 유래 폐 오가노이드와 발달을 미리 비교해 선천성 횡격막 탈장(CDH)이라는 질병의 유무를 미리 확인했다. CDH는 횡격막에 구멍이 생기는 질병으로 정상적인 폐의 발달을 방해한다.

이 양수 세포를 활용한 오가노이드는 여러 장기로 분화할 수 있는 유도만능 줄기세포를 활용한 오가노이드와 달리 분화 가능한 장기가 정해져 있어, 단기간에 장기로 성장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줄기세포 이용 오가노이드의 경우 제작까지 5개월~9개월이 걸리지만, 양수 세포를 이용한 오가노이드는 4주~6주로 제작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단, 아직은 뇌나 심장과 같은 장기는 양수로 구현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국내 오가노이드 업계 관계자는 "신장과 소장, 폐와 같이 양수에서 세포 채취가 가능한 장기의 경우 오랜 기간 오가노이드 제작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태아 발달과 선천적 질병 진단에 대한 산전 검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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