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전약후] '우황청심원'과 ‘우황청심환’ 어떻게 다를까…약효는?

중국선 '우황청심환', 한국선 우황청심원…알고 보면 성분 달라
동의보감에도 실린 우리나라 고유 약…사도세자·명종 등 복용

뉴스1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인생의 중요한 순간, 긴장감 완화를 위해 찾는 '우황청심원'은 우리나라 고유의 약이다. 세간에서 '우황청심환'과 이름을 혼동해 사용하고 있지만 '환'(丸)은 중국에서 내려온 처방에 따른 이름이고 우황청심원은 동의보감에 기록된 처방을 근본으로 한다.

현대식으로 해석하면 우황청심원은 우황청심환의 개량 신약 격에 해당한다. 1107년께 쓰여진 중국 의학서 '화제국방'에 뿌리를 두고 있는 우황청심환은 우황, 황금, 황련, 치자, 울금, 진사 등 약재를 섞어 둥근 알의 형태로 빚어낸 것을 의미한다.

반면, 우황청심원은 소의 담낭 속 결석인 우황을 비롯해 '사향'·'당귀'·'천궁'·'작약' 등 우황청심환보다 많은 31가지 약재로 구성된다. 긴장 완화는 물론이고 '중풍', '구완와사', '수족경련', '급성 두통' 등 효능을 갖는다.

이러한 우황청심원은 혈관을 확장해 혈압을 낮추고 교감신경을 조절하는 기전을 갖는다. 갑작스런 혈압 상승으로 인해 뇌졸중이 발생하는 중풍에 응급처치 약으로 기능할 수 있는 것이다.

오랜 기간 우리나라 사람들 체질에 맞는 고유의 약으로 자리잡은 만큼 옛 문헌 곳곳에 관련 기록이 남있다. 박지원의 '열하일기'에서는 우황청심원을 통행료처럼 사용하고, 외국인들에게 선물했다는 기록이 있다. 중국에 거꾸로 수출한 사례다.

특히 우황청심원에 대한 기록은 고려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도 이 약을 자주 찾았으며 그 후손인 사도세자와 명종, 선조도 우황청심원을 먹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무때나 쓸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비교적 안전한 약물로 평가받지만, 우황청심원에도 부작용이 있다. 주요 성분 중 하나인 사향은 중추신경을 조절해 진정 효과를 나타내는데 이로 인해 과도하게 졸리거나 나른해진다.

일반적으로 우황청심원을 복용하면 약물 반응이 오기까지 30분에서 1시간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황청심원의 교감신경 완화효과는 복용 후 1시간일 때 가장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약의 효능은 복용 후 2시간 정도가 지나면 감소한다. 무작정 불안감 해소를 위해 우황청심원을 복용하기보다 전문가와 상의를 통해 체질과 상황에 맞는 약을 먼저 찾는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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