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복제약' 격전지는 '고혈압'…보령 '카나브' 2월 특허 만료

피마사르탄 성분 특허 풀려 '암로디핀' 복합 경쟁약 출시 대기
제약사들, 연간 400억 규모 카나브 복합제 '듀카브' 시장부터 정조준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국내 제약회사들이 올해 첫 복제약(제네릭) 출시 무대로 보령의 국산 고혈압 신약 '카나브'(성분 피마사르탄) 복합제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오는 2월 1일 카나브의 물질 특허 만료에 따라 경쟁약 출시를 준비 중이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현재 피마사르탄 성분을 중심으로 한 고혈압 복합제 제네릭 출시를 준비하는 국내 제약회사는 40여곳에 달한다. 이들의 목표는 카나브 패밀리 제품 중 연간 매출액이 4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듀카브'(피마사르탄+암로디핀)이다.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는 보령이 2010년 9월 허가받은 국산 신약으로 국내 제약회사가 개발한 약 가운데 최대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치료 등 복합제로 제품군도 다양하게 출시해 연간 1100억원어치가 팔린다.

현재 카나브를 중심으로 한 제품 6종 가운데 듀카브의 매출액이 연간 약 400억원대로 가장 많다. 복제약 후발주자들이 카나브 단일 성분의 복제약 대신 복합제로 경쟁에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알리코제약, 신풍제약, 하나제약, 한국휴텍스제약, 대웅바이오, 씨티씨바이오 6개사는 듀카브 복합 성분 중 암로디핀 대신 '에스암로디핀'을 사용해 1분기 중으로 경쟁 약물을 우선 선보일 전망이다.

특히 듀카브에는 2031년 8월까지 유효한 복합 조성물 특허권리가 걸려 있지만, 다른 제약회사들은 피마사르탄 물질특허가 오는 2월 1일 우선 만료됨에 따라 반쪽 성분 전략으로 이를 우회해 경쟁 약물을 출시하는 것이다.

듀카브 성분 중 하나인 암로디핀과 후발업체들이 택한 에스암로디핀은 동일한 칼슘채널차단제(CCB) 계열로 주요 성분을 결정하지 않는 일부 화학구조가 다를 뿐 혈압을 낮추는 작용기전은 같다.

더욱이 듀카브 복합조성물 특허를 회피하거나 무효화하기 위한 도전도 진행 중이다. 다만 지난해 3월 특허 회피를 위한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 심판은 기각돼 특허법원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국내 복제약 개발 회사들이 제기한 항소심이나 무효화 청구가 인정될 경우 듀카브와 동일한 암로디핀 성분, 동일 용량의 복합제 출시가 가능해진다. 다수의 복제약 출시로 인해 시장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보령은 카나브 패밀리 제품군 확대로 기존 시장을 지킨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듀카브 성분에 이뇨제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를 추가한 새로운 복합제 '듀카브플러스'를 출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련 시장은 국내 대부분의 제약회사가 주목하는 주요 사업분야"라며 "시장 점유율의 일부만 공략해도 기존 제품 등 처방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 복제약 공방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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