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젠사이언스도 생산 중단…약국 판매 액상형 철분제 '휘청'

해외 원료 수급 어려워…생산단가 상승 영향 불가피
액상 철분제 생산 제약사 3곳서 '광동·조아' 2곳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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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약국에서 판매하는 액상형 철분제가 국내 시장에서 갈수록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해외에서 원료 수급이 어려워지자 국내 생산을 중단한 회사도 나왔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팜젠사이언스는 이달부터 액상형 철분제인 '훼로모아 시럽'(성분명 철단백추출물 등)의 생산을 중단했다. 이제 일반의약품 기준 대체 가능한 동일 시럽제는 광동제약의 '페리비타 시럽'과 조아제약 '훼마틴에이 시럽' 2종 뿐이다.

팜젠사이언스가 훼로모아 시럽 생산을 중단한 것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주원료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원료 공급사의 공급가격이 증가했고, 이로 인해 생산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액상형 철분제는 주로 철분 보충이 필요한 임신부와 빈혈 환자 치료에 사용되는 일반의약품을 말한다. 건강기능식품 철분제와 달리 말과 같은 동물에서 추출한 '생체형 철분'을 주원료로 이용한다.

이 일반의약품 철분제의 경우 물과 함께 삼키는 알약 캡슐형 제품과 마시는 형태의 시럽 제형 2가지로 구성되는데 현재까지 철분제로 국내 허가를 획득한 28개 품목 중 캡슐형이 14개 품목, 액상형이 14개 품목으로 양분된다.

특히 철분은 우리 몸에서 일정 용량 이상 자연 흡수가 어려운데 액상형 시럽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는 제형으로 꼽힌다. 액상형의 경우 식품을 통한 철분 섭취보다 혈액 내 철분수치가 69%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 유통·생산되는 품목은 액상형의 경우 단 2개에 불과하다. 해외에서 완제품으로 수입되는 건강기능식품 철분제가 시장에 진입한 데다 원료가격 인상으로 인해 제품 생산단가가 높아지면서 시장을 떠나는 회사가 속출했다.

실제로 그동안 액상형 철분제 시장에 도전했던 마더스제약, 구주제약, 영진약품, 에이프로젠제약 등이 생산을 중단하고, 올해 1월 국내 품목허가 취하로 완전히 손을 뗐다.

이달 생산 중단을 결정한 팜젠사이언스의 경우 지난 2005년 7월 훼로모아 시럽 허가를 받은 이후 '포·앰플' 등 다양한 액상형 제품을 선보이며 2020년까지 국내 생산과 판매를 지속해왔다.

하지만, 이 회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원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원료가격 협상에 수 년째 난항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훼로모아 시럽의 국내 생산실적은 지난 2020년 4억9523만4000원에서 지난해 0원으로 떨어졌다.

팜젠사이언스 측은 "주성분 원료 제조사와 원료 공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부득이하게 중단하게 됐다"며 "아직 국내에 동일 유효성분 제품인 페리비타, 훼마틴에이 시럽 생산이 진행 중으로 관련 약이 필요한 환자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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