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전약후] 조용한 밤의 여신…불면증 해결사 '졸피뎀'
프랑스 사노피서 먼저 출시…세계서 가장 많이 쓰는 수면제 1위
반감기 짧아 비교적 의존성↓…항히스타민·호르몬 이용 수면제도
- 김태환 기자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뉴스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약이 있다면 단연코 수면제 성분 '졸피뎀'을 빼놓을 수 없다. 살인·자살 사건 등과 관련돼 무서운 약이란 오해를 받지만, 사실은 불면증 개선을 위한 다른 수면제보다 의존성이 약해 가장 많이 처방되는 '명약(名藥)' 중 하나다.
졸피뎀은 1990년대 프랑스의 제약회사 사노피에서 처음 출시했다. 이 오리지널 약의 이름은 '조용한 밤의 여신'이라는 의미를 담은 '스틸녹스'로, 많은 복제약과 새로운 기전의 수면제 출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된다.
이처럼 졸피뎀이 수면제의 대명사가 된 것은 이전까지 사용된 어떤 수면제보다 부작용이 적으면서도 빠르게 잠에 빠지게 하는 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졸피뎀 이전 출시된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중추신경계 약물들은 복용 중단 시 금단 증상을 야기한다.
사실 대부분의 수면제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불안감을 없애는 기전을 갖고 있다. 졸피뎀은 비벤조디아제핀 계열로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보다 부작용이 적으나, 환자 상태에 따라 심리적인 의존성이 나타날 수 있다.
우리 몸의 뇌 속 신경전달회로에는 안정감을 주는 '가바(GABA)'라는 곳이 있는데 이 신경전달회로에 GABA 수용체가 와서 결합을 하면 뇌 세포 안쪽 통로가 열리고 이완 효과가 발생한다.
'알프라졸람'이나 '로라제팜' 같은 벤조디아제핀계 약물과 비벤조디아제핀계열인 졸피뎀 모두 이 GABA 수용체에 붙어 작용하는데 졸피뎀은 이 통로를 더 넓게 열어 빠른 수면 효과를 가져온다.
여기에 졸피뎀이 다른 수면제보다 의존성 부작용이 적은 이유는 체내에서 약물이 지속되는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약효는 15분 내외, 약물 작용 시간은 3시간 수준이다.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단기간에 불면증을 개선하는데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이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불면증의 경우 우울감이나 심리적 불안 등 다른 정신적인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 스스로 과다 복용할 수도 있다. 또 복용 시 깊은 수면에 빠지게 하지 않기 때문에 건망증이나 몽유병 부작용도 유발한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에는 의존성이 없는 비향정신성 수면제들도 나오고 있다. 약물이 중추신경계에 직접 작용하지 않아 효과가 강력하지는 않으나 잠이 드는 입면(入眠) 개선에 도움을 준다.
밤에 다량 분비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주성분으로 하는 약이 대표적이다. 이 약은 잠이 오는 환경을 몸 속에 만들어주는 것을 작용기전으로 한다. 그러나 주간 졸음 유발 등 부작용으로 전문의로부터 처방을 받아야 한다.
감기약에 포함되는 항히스타민 계열의 일반의약품 수면제 '독시라민' 성분도 있다. 히스타민이 각성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는 원리로 수면에 사용한다. 이 약은 2주 이상 복용이 금기되며, 수면 개선의 보조적 요법으로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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