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싱병·말단비대증 약 '시그니포 시리즈' 모두 허가취소…"판권이전 영향"

시그니포주, 매출 거의 없어 시장 영향 미미
시그니포라르주사, 대체약 소수…치료제 선택권 축소

삼오제약 홈페이지 캡처. ⓒ 뉴스1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하고 국내 제약사 삼오제약이 판매했던 말단비대증 치료제 '시그니포라르주사'와 쿠싱병치료제 '시그니포주'가 지난 15일부로 전 품목 허가취소되면서 국내 출시 8년여만에 한국시장을 떠났다.

해당 품목들 판권이 다른 제약사로 넘어가면서 유통전략이 바뀐 영향인데, 시그니포라르주사의 경우 다행히 대체약이 소수 있지만 그 만큼 치료제 선택권은 줄게됐다. 시그니포주는 원래 매출이 거의 없었던 약으로, 의료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는 시각이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삼오제약은 지난 15일 '시그니포주0.9mg(성분 파시레오타이드디아스파르트산염)'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취소 승인을 받았다.

용량이 다른 '시그니포주0.3mg'과 '시그니포주0.6,mg'은 지난해 10월 27일 허가취소됐기 때문에 이번에 시그니포주의 모든 용량별 품목 허가취소가 마무리됐다.

시그니포주는 수술 대안이 될 수 없거나 수술에 실패한 성인 쿠싱병 환자 치료제이다. 쿠싱병은 뇌하수체종양의 일종으로, 콩팥 위 부신을 자극함으로써 코르티솔 호르몬을 과다분비하는 희귀질환이다. 삼오제약에 따르면, 시그니포주는 국내 실적이 거의 없다. 따라서 이번 허가취소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시각이다.

이번 허가취소는 판권이전 영향이 컸다. 노바티스가 해당 제품군 판권을 이탈리아 제약사 레코르다티에 넘기면서 레코르다티가 삼오제약측에 허가취소를 요청했다는 설명이다.

삼오제약 관계자는 "레코르다티로부터 허가취소 요청을 받았고, 6개월 정도는 판매를 계속 해오다가 의료진들에게 '공급이 어려운데 처방이 꼭 필요한 상황이 있다면 레코르다티측과 논의할테니 그러한 환자가 있다면 알려달라'고 했으나 피드백은 없었다"고 말했다.

'시그니포라르주사(성분 파시레오타이드 파모산염)'에 대해서도 삼오제약측이 의료진들에게 보낸 서한 내용은 거의 동일하다. 시그니포주와 시그니포라르주사는 뼈대가 되는 성분은 같지만 염성분이 서로 다르고, 허가받은 치료 적응증도 다르다.

이 관계자는 "시그니포주의 경우 거의 판매가 안 됐던 약이고, 시그니포라르는 소량 판매는 해왔지만 QC(품질관리) 인증에 필요한 양보다 적은 양이 판매됐던 약이다"고 설명했다.

즉, QC 인증을 위해선 제품이 100개정도 필요한데, 이를 포함한 200개 제품을 수입하고 QC 제품을 뺀 나머지 100개 정도만 판매해, 실질적으로 실적을 내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얘기다.

시그니포라르주사는 수술이 적절하지 않거나 수술로 치료되지 않은 말단비대증 치료 또는 다른 소마토스타틴 유사체 약물에 의해 치료되지 않거나 정상화되지 않는 말단비대증 치료제 처방된다. 용량별 20·40·60mg로 총 3개 품목이 있으며, 모두 올 1월 7일 허가취소됐다.

l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