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달러 규모 멕시코 의약품 시장 공략법…"정부입찰 노려라"

고혈압·이상지혈증 등 만성질환 치료제 수요 높아
국내 제약회사 진출 용이…멕시코 정부서 공공입찰 적극 나서

멕시코의 국영 의료보험 개요 ⓒ 뉴스1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중남미 지역 의약품 시장 규모 2위인 멕시코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해외 진출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멕시코는 만성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 고혈압 약, 심혈관 치료제 등 분야에서 공공 입찰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제약산업 컨설팅 업체인 엑스퍼빗(Xperbit)의 후안 파블로 코시오 게레로(Juan Pablo Cosio Gaggero) 대표는 30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주최 '멕시코 의약품 시장 진출 지원을 위한 역량강화 세미나'에서 "멕시코는 비만, 심혈관 질환, 정신 질환 등이 대표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유엔조달기구(UNOPS) 공공조달 프로세스를 통해 시장 진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멕시코 의약품 시장 규모는 중남이 국가 중 2번째인 약 100억달러(11조원)에 달하며 전체 1억2000만명 인구 중 72%가 비만으로 만성질환 관련 의약품 수요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멕시코 정부는 해외조달을 통한 양질 의약품의 저가공급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멕시코에 의약품을 수출하려면 우선 멕시코 식약청(COFEPRIS)에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위생등록을 완료해야 한다. 여기에 약물 안전성 관련한 표준 규격(NOM) 인증도 받아야 한다. 신약의 경우 연방 보건위원회의 별도 승인을 필요로 한다.

이 과정을 마치면 직접 판매를 하거나 현지 유통회사와 계약을 맺어 위탁판매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현지 유통회사와 직접 계약이 어려운 경우 UNOPS 공공 입찰을 통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의약품 수출을 할 수 있다.

UNOPS 입찰을 통하면 멕시코 식약청이 인정한 일정 수준 이상의 해외 각국의 규제기관에서 허가받은 의약품의 경우 별도의 위생등록을 거치지 않거나 최소 5일 내 발급하도록 한다. 현지 법인 설립도 불필요하다.

무엇보다 멕시코의 경우 인구 대비 비만율이 72%에 달하는 등 만성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 정부 차원의 의약품 수요가 높다. 현재 인구의 80%정도가 사회보장청이나 복지청이 운영하는 국영 의료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멕시코 내 상위 4개 의약품 입찰 품목은 △당뇨 등 내분비계 질환치료제 △암을 포함한 종양질환 치료제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치료제 △감염성 질환 치료제가 차지한다.

또 일부 국산 신약과 의약품도 멕시코 시장에 우선 진출해 있어 우리나라에서 만든 의약품에 대한 신뢰도도 형성돼 있다. 멕시코 시장에 진출한 국내 의약품의 경우 LG화학 당뇨치료제 '제미글로', 한미약품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 보령제약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등이 대표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멕시코의 경우 만성질환 분야에서 의약품 수요가 높아 국내 제약회사가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면이 있다"면서 "더구나 최근 멕시코 정부가 공공 입찰 분야를 통해 필요한 의약품 구매에 적극 나서고 있어 국산 의약품이 해외 진출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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