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홀딩스, 막내 딸 경영 '메디앙스' 지분 모두 털었다…'독자 노선'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 아들 경영전면에 선 뒤 바로 처분
보유주식 89만9010주 72억원에 블록딜…메디앙스도 보령제약 지분 줄여가
- 이영성 기자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보령제약그룹 지주사인 보령홀딩스가 계열사 보령메디앙스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하면서 계열 분리에 나섰다. 두 회사는 김승호 보령제약 회장(설립자)의 두 자매가 각 최대주주이면서 서로 직·간접적으로 지분관계를 이어왔지만 오래 전부터 독립체제 운영을 위해 결별 준비를 해왔다.
이번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은 지난해 12월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의 외아들 김정균씨가 대표이사직에 오른 지 약 한 달만에 이뤄졌다. 보령제약그룹으로선 완전한 김은선 회장 직계가족 체계를 알리는 셈이 된다. 김은선 회장은 김승호 회장의 장녀다. 김승호 회장의 넷째 딸 김은정 대표가 최대주주(29.8%)로 있는 보령메디앙스도 올해부터 사명을 '메디앙스'로 바꿔 '보령' 색채를 지웠다.
9일 보령제약그룹 관계자는 "각 사들의 비즈니스 성격이 다른 만큼 계열 분리 작업을 오랫동안 해왔다"고 설명했다. 보령제약은 의약품 연구개발 및 판매 등 사업을 하고 있고, 메디앙스는 유아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보령홀딩스는 지난 8일 메디앙스 보유주식 89만9010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72억원 규모에 처분했다.
보령홀딩스는 그 동안 꾸준히 메디앙스 보유 주식을 장내매도해왔다. 2017년말 기준으로 메디앙스 주식 148만2062주(지분율 13%)를 보유했던 보령홀딩스는 2018년말 기준 129만2002주(지분율 10.95%)로 보유 비중을 줄였다. 이후 지난해 8~9월 27만주, 9~10월 12만2992주를 장내매도한 뒤 이번에 남은 주식을 모두 팔았다.
다만 완전한 계열 분리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보령메디앙스는 아직 보령제약 지분 5.22%(2019년 11월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친족기업 계열분리를 위해선 모그룹과 친족기업이 상호 주식을 3% 미만(상장사 기준, 비상장사 10% 미만)으로 보유해야 하고 임원겸임이나 자금대차, 채무보증이 없어야 한다. 또 모그룹의 부당 지원 등이 없어야 한다.
보령메디앙스도 보령제약 보유 주식 수를 줄이고 있다. 지난해 11~12월 두 차례 장내매도로 총 6만7508주를 처분하면서 보령제약 지분율이 5.37%에서 5.22%로 감소했다. 앞으로도 꾸준히 주식 매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보령제약 주식이 상승세를 탄 만큼 매도시점 예측이 어렵다.
현재 보령메디앙스는 보령제약 대주주 가운데 세 번째로 지분율이 높은 상황이다.(2019년 11월 기준) 보령홀딩스가 지분율 33.75%로 최대주주이고 김은선 회장(12.24%)이 두 번째로 보유 주식이 많다. 보령메디앙스는 김은정 대표가 지분율 29.8%로 최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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