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회계기준 새로 짠다…업계 '숨통' 트일까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업계 회계처리 투명성 관련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2018.8.3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제약·바이오 업계 회계처리 투명성 관련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2018.8.3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30일 금융당국이 제약·바이오기업의 연구개발(R&D)비 회계처리 세부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문제로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었던 제약·바이오 업계가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사실 제약·바이오업계는 이 문제로 그동안 골머리를 앓아왔다. 금융감독원은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하는 제약·바이오업체들을 상대로 지난 4월부터 테마감리를 진행했고, 이에 화들짝 놀란 일부 업체들은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에서 비용으로 변경하면서 적자기업이 되기도 했다.

금감원은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부풀려졌다고 판단한 반면, 업체들은 의약품 개발에 많은 시간과 돈이 투입돼야 하는 업종의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위가 나서서 업계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해 업종 특성을 감안해 회계처리 세부기준을 9월까지 마련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날 금융당국과의 간담회에 참석했던 갈원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금융당국이 제약바이오업계와 대화하면서 다른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등과는 특색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업계에 맞는 회계처리 기준을 제시하려는 느낌을 충분히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국내 회계처리방식에 대해 국제 회계기준(IFRS)과 어떻게 조화를 이뤄나갈 것일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의 태도변화는 이제 막 성과를 내기 시작하는 바이오산업에 대해 회계처리 문제로 성장성을 가로막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이 세부기준을 제시하더라도 각 사가 개별 상황에 맞춰 그 기준과 회계처리를 다르게 해 타당하면 예외를 인정하겠다는 점 역시 이번 금융위가 말한 골자다.

업계 일각에서는 신약보다 상품화 가능성이 높은 합성 제네릭이나, 바이오시밀러, 복제약 성분을 합친 개량복합제 등은 임상1~3상 단계에서 무형자산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개발 난이도가 높은 신약의 경우 신약 특성에 맞게 임상단계를 나눠 자산 처리하는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나올 테마감리 결과를 떠나, 세부기준이 조속히 마련돼 업계 혼란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현재로서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l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