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의 치료법 학습한 AI 로봇…맞춤형 재활치료 나선다[문대현의 메디뷰]

반복 치료는 로봇에 맡기고 의료진은 고난도 치료 집중
"휴머노이드보다 중요한 건 의료에 맞는 피지컬 AI"

임준열 메디스비 대표. ⓒ 뉴스1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의료 인공지능(AI)의 역할이 질병을 '찾아내는 것'에서 직접 '치료하는 것'으로 확장되고 있다. 영상이나 데이터를 분석해 질환을 진단하는 기존 의료 AI를 넘어, 로봇을 움직여 환자의 재활치료를 수행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가 새로운 의료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피지컬 AI는 AI가 단순히 화면 속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 세계의 물리적 환경을 인식하고 로봇 등 기계를 직접 움직이는 기술이다.

의료 분야에서는 재활치료가 대표적인 적용 영역으로 꼽힌다. 환자의 팔과 다리를 일정한 방향으로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물리치료는 의료진의 시간과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분야다. 환자의 상태에 맞춰 같은 동작을 여러 차례 반복해야 하는 만큼 로봇을 활용할 여지가 크다.

임준열 연세대학교 정형외과 교수가 대표로 있는 의료 로봇 기업 메디스비는 환자의 움직임을 학습해 재활치료를 수행할 수 있는 로봇 플랫폼 개발에 나서고 있다.

메디스비는 상지와 하지의 다양한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는 하드웨어 플랫폼을 개발하고 여기에 AI를 접목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핵심은 단순히 정해진 동작을 반복하는 로봇이 아니다. 의료진이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 경로를 먼저 설정하면 AI가 이를 학습하고, 이후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 적절한 움직임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임 교수는 최근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제2회 세브란스 의료 로봇 심포지엄에서 "기존 의료 AI가 진단을 위한 AI였다면 치료를 위해서는 물리적인 객체를 움직일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며 "치료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컨벤셔널 의료 AI가 아닌 피지컬 AI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에 경로를 생성하는 것은 사람에게 맡기고, 그 경로를 학습한 형태로 로봇이 치료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메디스비. ⓒ 뉴스1 문대현 기자
상·하지 재활 넘어 수술 보조로봇까지 의료 현장 적용 확대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에는 로봇에 탑재된 각종 센서가 활용된다. 로봇의 토크·힘 센서를 통해 환자의 움직임과 저항을 감지하고, 카메라를 활용해 환자의 자세를 인식하는 방식이다. 음성 AI를 활용하면 환자의 통증이나 불편함을 음성으로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환자가 재활치료 과정에서 특정 동작을 수행하다 통증을 호소할 경우 로봇이 이를 감지하고 치료 강도나 움직임을 조절하는 식이다.

이런 기술이 상용화되면 의료진이 모든 치료 과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도 환자별 맞춤형 반복 치료를 로봇이 수행하는 의료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임 교수의 설명이다.

다만 의료용 피지컬 AI는 일반 산업용 로봇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안전성과 정확성이 요구된다. 로봇의 작은 움직임 오류가 환자의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이 때문에 의료 로봇에 필요한 AI 학습 과정도 일반적인 AI와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 상황을 학습하고 이를 피하면서 최적의 치료 경로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같은 경로를 수행하더라도 일부 동작이 잘못되면 환자가 로봇에 끌려가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수많은 위험 상황을 극복하면서 올바른 경로를 생성할 수 있는 AI가 의료 분야에서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메디스비는 현재 개발 중인 재활 로봇을 향후 수술 보조 영역으로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상·하지 재활치료가 가능한 로봇 플랫폼을 기반으로 피지컬 AI 기술을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임 교수는 향후 수개월간의 추가 개발을 통해 기존 재활 장비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 구현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수술 보조 로봇까지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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