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부터 해외진출까지"…정부, 국산 의료로봇 전주기 지원

차세대 의료기기 성장동력으로 육성
임상 검증·보험 등재 장벽 완화

7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 마련된 엔비디아 전시장에 램서지컬 수술 로봇이 진열돼 있다. 2026.1.8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정부가 의료로봇 산업을 차세대 의료기기 성장동력으로 보고 전주기 지원을 강화한다. 국내 기업이 실제 의료 현장에 진입할 때 겪는 제도적·사업적 장벽을 낮추고 지원 체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의료로봇은 인공지능(AI), 의료영상,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등 다양한 기술이 결합하는 대표적인 융복합 의료기기다. 수술로봇을 중심으로 재활·진단·치료 분야까지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된다.

국내 시장 역시 수술로봇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의 대표 제품이 국내 의료기관에 상당수 도입되면서 의료진의 사용 경험과 의료로봇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국산 의료로봇의 시장 진입을 위한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의료로봇 기업이 기술을 개발한 뒤 실제 시장에 진입하기까지 넘어야 할 장벽은 적지 않다. 연구개발과 허가를 거쳐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해야 하고, 이후 보험 등재와 의료기관 도입까지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 의료기기 규제(MDR) 등 별도의 규제 절차도 거쳐야 한다.

정부는 이 같은 산업 특성을 고려해 의료기기 전주기에 걸친 지원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단순히 연구개발비를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발된 제품이 실제 병원에서 사용되고 의료진의 피드백을 받아 성능을 개선할 수 있도록 임상 실증과 사용 경험 확대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정부의 중장기 산업 육성 전략에서도 의료로봇은 주요 지원 분야로 분류된다. 보건복지부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관계 기관을 중심으로 의료기기 연구개발과 실증, 제도·인프라 구축, 글로벌 진출 지원 등이 병행되고 있다.

지난 7일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제2회 세브란스 의료로봇 심포지엄에서 발표 중인 황성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기기화장품사업단장. ⓒ 뉴스1 문대현 기자
의료진 사용 경험 확대해 국산 제품 경쟁력·글로벌 진출 뒷받침

황성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기기화장품사업단장은 최근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제2회 세브란스 의료로봇 심포지엄에서 "의료로봇의 경우 의료진의 실제 사용 경험이 시장 확대에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며 "아무리 기술력이 높은 제품이라도 의료 현장에서 충분히 검증되지 않으면 병원 도입과 확산으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정부는 의료진과 기업이 함께 제품을 검증하고 고도화할 수 있는 실증 기반을 확대할 것"이라며 "개발 단계부터 허가 이후에도 추가적인 임상 경험과 피드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의료기기 산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도 강화한다. 국내 허가를 넘어 해외 규제기관의 인증을 받아야 하는 기업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해외 인허가 컨설팅과 인증 비용, 수출 관련 비용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차세대 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대규모 R&D 사업도 추진되고 있어 의료로봇 분야의 기술 경쟁력 확보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정부는 연구개발 단계의 기술을 임상 현장으로 연결하고 이후 사업화와 수출까지 이어지는 지원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제품이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연구실 단계의 기술 개발을 넘어 의료진의 검증과 임상 데이터 확보, 보험 및 수가 체계, 해외 인허가까지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며 "국내 의료로봇 기업들이 기술 개발 이후 임상·허가·보험·수출이라는 단계별 장벽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넘느냐가 향후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로봇 보조 수술 시스템 기업 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의 제품. ⓒ 뉴스1 문대현 기자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