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료보험 시장, 한국과 유사…두려워 말고 최대한 준비해야"
'메드텍 인사이트 2025', 의료기기 미국 진출 전략 조망
"미국 우선주의 의료계도 엄격…KOL 활용도 중요"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보험 자료 부족은 단순한 지연이 아니라, 시장 진입 전략 전체를 늦추고 비용을 키우는 가장 큰 리스크 중 하나입니다.
내시경 스텐트와 인공판막 등 의료기기를 만드는 업체 태웅메디칼의 서민수 대표가 미국 진출을 노리는 국내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들에게 한 말이다.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오피스를 내리고 10년 넘게 미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서 대표는 미국의 의료기기 보험 시장은 한국과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으니 지레 겁먹지 말고 충실히 준비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 엘타워에서는 '메드텍 인사이트 2025'가 열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최한 이 행사는 의료기기 산업 최신 동향과 정보를 공유하는 콘퍼런스다. 첫날은 '미국 시장 진출 전략'이라는 주제로 전문가들이 강연을 진행했다.
서 대표는 업체가 미국 진출 초기 단계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 과정으로 '보험 정보 획득'을 꼽았다. 서 대표는 "제품 가격 책정, 병원 판매 전략 등 시장 진입을 위해선 미국 보험의 기본적인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대표에 따르면 미국 의료보험은 공공 의료보험과 민간 의료보험으로 구분된다. 이 중 공공 의료보험은 65세 이상 고령자나 장애인이 대상인 '메디케어'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메디케이드'가 있다. 두 제도 모두 연방정부가 주도하되, 주 정부와 협력해 운영한다.
대부분의 미국인은 직장을 통해 민간 보험에 가입한다. 민간 보험은 고용주 제공 보험과 정부에서 운영하는 '헬스케어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개인이 구매하기도 한다. 민간 보험은 보장 범위나 비용이 천차만별이며, 보장받을 병원·의사가 제한되기도 한다.
서 대표는 "보험 상황에 따른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가 필요할 수 있다. 보험에 등재되면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하다"며 "만약 비보험이라 해도 기기의 유효성이 입증되면 환자나 병원이 비용을 부담하면서 기기를 써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서 대표는 자신이 미국 진출 초기 보험 등재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보험 자료 부족으로 인한 초기 시장 진입이 지연된 측면이 있었다. 또 보험 등재 가능성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함께 비보험 시장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와 보험 전략은 동시에 준비하는 게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며 "무료로 획득할 수 있는 정보도 많으니 최대한 활용하고, 회사 제품군의 보험구조를 100%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알렉산더 팍스투자크 유타대 교수는 미국 진출 시 현지 변화에 대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팍스투자크 교수는 "중요 오피니언 리더(KOL)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들은 임상 관련 인플루언서 역할을 한다. 다른 의사들이 이들의 말을 믿는다"며 KOL의 역할을 내세웠다.
그는 "예를 들어 기금을 마련할 때 벤처캐피탈에 이메일을 보낸다 해도 KOL을 통하면 보다 쉽게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며 "관계망을 잘 활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를 언급하며 "제품의 부품은 미국산으로 쓰고, 생산을 미국에서 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국 내 임상 검증 사이트나 연구기관과 협업하면 FDA 승인 속도도 빨라진다"며 "아울러 비자 규정도 엄격해진 만큼 이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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