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좁다'…美서 기회 찾는 심전도 의료기기, 아이리듬에 도전장

의료진 부담 줄이고 병변발견율 높여 주목도 커져
뷰노, 씨어스테크놀로지 등 하반기 FDA 허가 기대

하헌영 인천나은병원장(왼쪽 두 번째)이 병동에 설치돼 있는 씽크 모니터를 살펴보고 있다. (대웅제약 제공)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웨어러블, 로봇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의료기기 산업이 활성화되는 추세다.

특히 심전도 모니터링 기기가 의료진의 부담을 줄이고, 병변발견율은 높이는 이중 효과를 보면서 주목받고 있다. 해당 분야 업체들은 국내를 넘어 시장이 넓은 미국 진출을 노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웨어러블 의료기기(헬스케어 포함)는 몸에 착용하거나 피부에 부착되어 건강 상태나 활동량 등을 측정하는 기기를 의미한다. 굳이 의료기관에 일일이 찾아가지 않더라도 심박수, 호흡수, 체온, 혈당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다.

전 세계 웨어러블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24년 450억 달러(약 58조 원)에서 2029년 1518억 달러(약 196조 원)로 연평균 27.5% 성장할 것이라는 시장조사기관(BCC 리서치) 조사 결과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시장은 미국이다. 미국 웨어러블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22년 153억 6000만 달러(21조 5331억 원)였는데, 연평균 17.6%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씨어스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1위 아성 도전

국내에서는 씨어스테크놀로지(458870)가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씨어스테크놀로지 주력 제품은 외래 환자 대상 부정맥 진단 서비스 '모비케어(mobiCARE)'와 입원 환자 대상 원격 모니터링 서비스 '씽크(thynC)'다.

모비케어는 국내 대표적인 인공지능(AI) 심전도 기기로, 수검자의 숨어 있던 심장질환을 찾아내는 데 도움을 준다. 씽크는 입원 환자의 심전도, 체온, 산소포화도, 혈압 등의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통합, 모니터링하는 서비스다.

국내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씨어스테크놀로지는 눈길을 바깥으로 돌린다. 지난해 홍콩, 베트남, 카자흐스탄, 몽골 등에 진출했는데, 이제는 미국을 노린다. 올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심사 승인 여부가 가려지는데, 이 문턱을 넘으면 미국에 깃발을 꽂을 수 있다.

현재 부정맥 진단 시장의 글로벌 선도업체는 시가총액 5조 원 규모의 미국 '아이리듬(iRhythm)'인데 씨어스테크놀로지 내부에서는 아이리듬과 보험 시장이 달라 새 영역을 구축할 것으로 자신한다.

키오스크 타입 심전도 측정 의료기기 하티브 K30. (뷰노 제공)
'1세대 의료 AI 기업' 뷰노, 딥카스 FDA 허가 기대

1세대 의료 AI기업으로 꼽히는 뷰노(338220)도 글로벌 마켓을 핵심 전략으로 설정하고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뷰노는 2023년 초 만성질환 관리 브랜드 '하티브(Hativ)'를 출시했다. 심정지 예측 AI 솔루션 '딥카스'도 눈에 띈다. 딥카스는 현재 의료기관 수 기준 170곳, 병상수 기준 6만 베드가 넘는 곳에 공급돼 회사 핵심 매출원으로 자리 잡았다.

딥카스는 2023년 국내 인공지능 의료기기 최초로 FDA로부터 혁신의료기기(BDD) 지정을 받은 데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품목허가 획득을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생체신호 기반 헬스케어 플랫폼 전문기업 에이티센스가 미국 현지 주요 유통사와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 심전도 의료기기 업체의 미국 공략을 향한 움직임은 지속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 기업들은 외형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수가에 막혀 국내에서는 고전하는 상황"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의료 데이터양이 급증하는 추세에 따라 미국 진출을 노리는 기업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