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금지약물 복용자에 5년간 5000건 채혈…일부 환자에 수혈

군에서만 4697건 발생…3유닛은 실제 환자에게 수혈
백종헌 의원 "처방정보 지연·문진 한계 보완해야"

경기 수원시 영통구 대한적십자사 경기혈액원 혈액 보관창고에서 직원이 혈액을 정리하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헌혈이 제한되는 약물을 복용한 사람에게서 최근 5년간 5000건이 넘는 채혈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일부 혈액은 실제 환자에게 수혈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헌혈금지약물 복용자 채혈 현황'에 따르면 헌혈금지약물 복용자로부터 이뤄진 채혈은 총 5057건, 1만 2915유닛으로 집계됐다.

대상별로 보면 군에서 발생한 채혈이 4697건(1만 2082유닛)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민간에서는 332건(757유닛), 교정시설에서는 27건(73유닛)이 발생했다.

약물별로는 여드름치료제인 아큐·로스탄·이소티나 복용자의 채혈이 5년간 265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립선비대증치료제인 프로스카·피나스타 2000건, 두타스테라이드 성분 치료제 955건 등의 순이었다. 복용 후 3년간 헌혈이 제한되는 아시트레틴 복용자에게서도 1건의 채혈이 이뤄졌다.

특히 헌혈금지약물 복용자에게서 채혈한 혈액 가운데 약 3유닛은 실제 환자에게 수혈된 것으로 파악됐다.

헌혈금지약물은 약물의 성분이나 특성에 따라 복용 후 일정 기간 또는 영구적으로 헌혈이 제한되는 의약품이다.

아시트레틴은 복용 후 3년간 헌혈이 제한되며, 두타스테라이드는 6개월, 이소트레티노인과 피나스테라이드는 1개월간 헌혈할 수 없다. 약물의 체내 잔류 기간과 태아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고려해 각각 제한 기간이 정해져 있다. 일부 여드름치료제와 탈모·전립선비대증 치료제, 항악성종양 치료제 등이 포함된다.

헌혈금지약물을 복용한 혈액이 수혈자에게 전달되면 태아 기형 유발, 장기 손상, 심각한 약물 과민반응 등 경우에 따라 수혈받는 환자에게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혈액관리법을 통해서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헌혈금지약물 복용자의 채혈을 막기 위해 헌혈 전 문진을 통해 약물 복용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처방정보도 혈액관리본부 혈액관리정보시스템(BIMS)과 연동해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채혈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대한적십자사는 헌혈 이후 DUR 처방정보가 뒤늦게 확인되거나 헌혈자가 문진 과정에서 약물 복용 사실을 밝히지 않는 경우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백 의원은 "국민들은 헌혈된 혈액이 여러 단계의 안전장치를 거쳐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단순히 채혈 이후 혈액을 폐기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처방정보 연계 지연이나 문진 과정의 한계 등 반복되는 원인을 파악해 헌혈자의 선의와 수혈자의 안전 모두를 지킬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