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태워줄게"…태움에 숨진 간호사, 113일만에 병원 사과
참조은병원, 유족과 합의…가해자 및 관리자 중징계 약속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선배 간호사들의 이른바 '태움'(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다 숨진 고(故) 강수빈 간호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참조은병원이 유족에게 공식 사과하고 가해자 및 관리자를 징계하기로 했다.
고인이 세상을 떠난 지 113일 만에 이뤄진 합의로 병원은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조직문화 개선에도 나서기로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23일 '참조은병원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고 강수빈 간호사 사망사건 시민지원단'과 유족, 참조은병원이 전날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고 강수빈 간호사는 경기 광주의 참조은병원에서 근무하던 중 지속적인 직장 내 괴롭힘을 겪은 뒤 퇴사했으며, 이후 우울증 치료를 받다가 지난 6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고인의 일기장에는 "죽을 때까지 태워줄게"라는 가해자들의 폭언 내용이 남겨져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앞서 MBC는 강 씨가 재직 당시 선배 간호사들의 지속적인 '태움'을 겪었으며 수간호사와 간호부 등에 여러 차례 피해를 호소했지만, 실질적인 분리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후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일부를 인정했지만, 병원은 가해자 1명에게 훈계 처분만 내려 논란이 됐다.
이번 합의에 따라 참조은병원은 다음 달 초 공식 사과문을 언론에 게재하고 유족에게 사과하기로 했다. 또 가해자뿐 아니라 사건을 방관한 관리자에 대해서도 중징계를 실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병원은 직장 내 괴롭힘 재발 방지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외부 자문위원을 위촉하고, 개선 활동 이행 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시민지원단이 추천한 인사 2명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연 2회 개최하기로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합의가 병원 내 괴롭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참조은병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뿌리 뽑고 간호사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환경을 만들 때까지 합의 이행 여부를 지속해서 감시하고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를 향해서도 "간호사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개별 병원이나 개인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병원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존엄하게 일할 수 있도록 노동환경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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