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흡연자 80.2%, 가향담배로 시작…중독 우려·대책 시급
질병청, 2026 담배폐해 전문가 심포지엄
"제조·수입·판매 자체에 규제 이뤄져야"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담배를 피워 본 청소년 10명 중 8명은 멘톨이나 과일 등 향이 첨가된 가향담배로 시작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가향담배가 청소년과 젊은 층의 흡연을 유도하고 지속 사용을 부추기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이어졌다.
질병관리청은 18일 서울 중구 서울 LW컨벤션에서 '2026 담배폐해 전문가 심포지엄'을 열어 담배폐해 유공자에게 표창을 수여하는 동시에 가향담배의 사용 행태와 건강 영향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질병청의 제7차 청소년건강패널조사에 따르면 흡연 경험이 있는 국내 청소년 80.2%는 처음 담배제품으로 가향담배를 택했다. 남학생은 82.7%, 여학생은 75.1%로 조사됐다. 특히 가향담배가 청소년 흡연 시도 의향을 높이고 흡연에 대한 인식도 왜곡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수잔 인하대 의대 교수는 연구를 토대로 "청소년에게 가향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흡연 시도 의향을 1.74배 높인다"면서 "멘톨 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청소년은 비멘톨 담배로 시작한 청소년보다 최초의 흡연 경험을 긍정적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1.36배 높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청소년이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작하면 지속해서 담배를 피울 위험도 높다는 연구가 있다"며 "성인에서도 멘톨 담배로 시작하면 흡연 지속률이 80.4%로 비멘톨 담배의 77.8% 대비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전했다.
김열 대한금연학회 회장은 "가향담배은 담배의 매력도와 기호성을 높이고 청소년과 젊은층이 담배를 처음 접하는 문턱을 낮춰 담배 시작을 촉진하고, 사용을 지속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제언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는 담배에 향이 포함돼 있다는 문구나 그림 등을 포장과 광고에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지만, 가향담배 자체의 제조·수입·판매를 규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향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표시하지 못하게 하는 규제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시장에서는 '아이스'(Ice), '쿨'(Cool), '프레시'(Fresh) 같은 표현이나 색상으로 소비자에게 향과 냉각감을 전달하고 있다. 김 회장은 "가향 표시를 제한하는 단계에서 가향담배의 제조·수입·판매 자체를 규제하는 단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올해 세계 금연의 날(5월 31일)을 기념해 가향담배의 위험성을 강조한 바 있다. WHO 담배규제기본협약 이행지침에서도 "가향성분은 신규 사용자의 담배 시작과 기존 사용자의 지속 사용에 기여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심포지엄에서 제시된 의견이 가향담배의 현안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향후 가향담배 규제정책 마련 및 강화에 실질적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담배제품 건강영향조사·연구를 지속하고,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기 위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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