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남성암 1위 전립선암, 전이되면 생존율 절반으로 뚝
전이성 거세저항성 암, 반복되는 치료와 뼈 전이로 환자 부담 커
RLT 치료로 생존·일상 가능하나 고가…"건강보험 적용 검토하자"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매년 9월은 '전립선암 인식의 달'인데 올해 국내에서 이달의 의미는 각별하다. 고령화로 환자가 빠르게 늘면서 국가암등록통계 공표 이후 처음으로 국내 남성암 1위에 올랐다. 2023년 기준 신규 환자는 2만 2640명으로 10년 새 약 2.3배 늘었다.
전립선암은 진행 속도가 느리고 치료 성적이 좋은 '착한 암'으로 여겨지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생존율이 크게 떨어진다. 암이 전립선에만 국한된 단계의 5년 상대 생존율은 103.6%로 높지만, 전이되면 51.2%로 낮아진다. 사망자도 2024년 2839명으로 2019년 대비 약 40% 증가했다.
남성 호르몬 수치를 낮추는 호르몬 차단 치료에도 암이 계속 진행하는 상태를 '거세저항성 전립선암'(CRPC)이라고 한다.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이다. 이들 환자 10명 중 9명은 뼈 전이를 경험한다고 알려졌다.
뼈 전이는 수면을 방해할 만큼 심한 통증을 유발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보행 장애나 골격계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전립선암으로 인한 사망의 상당수도 이 단계에서 발생한다고 전해졌다.
전이성 암 치료에는 안드로겐 수용체 경로 억제제(ARPI)와 탁산 기반 항암화학요법이 활용돼 왔다. 그러나 앞선 치료 단계에서 이미 ARPI를 사용할 경우 내성으로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탁산 기반 항암화학요법은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세포에도 영향을 미쳐 면역력 저하에 따른 감염 위험, 오심·구토 등의 증상과 심한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다. 여러 치료를 거치며 부담이 누적된 환자에게 다른 기전의 후속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박성우 양산부산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은 이미 여러 치료를 모두 거쳤음에도 질환이 계속 진행하는 단계로, 반복되는 과정에서 환자의 신체적 부담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미충족 수요 속에서 지난 2024년 5월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RLT) '플루빅토'(성분명 루테튬-177 비피보타이드 테트락세탄)가 국내 허가를 받았다. 기존 치료 이후에도 질환이 진행한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마련됐다.
다만 아직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비용 부담이 실제 치료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1회 치료당 3000만~4000만 원이나 든다. 전립선암은 은퇴 이후 경제 활동이 줄어든 60대 이상에서 발생하는 만큼 치료비는 환자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기존 방사선치료가 몸 밖에서 암이 있는 부위에 방사선을 쏘는 방식이라면 RLT는 특정 표적을 나타내는 암세포에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전달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암세포를 찾아 정밀하게 타격한다는 의미에서 일명 '방사선 미사일 치료'로도 불린다.
플루빅토는 전립선암 환자의 약 90%에서 발현되는 전립선특이막항원(PSMA)을 표적으로 삼는다. 치료 전 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 영상검사로 PSMA 발현과 전이 여부를 확인해 환자를 선별하고, 같은 표적에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전달하는 '테라노스틱스' 방식이다.
테라노스틱스는 검사로 병을 진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치료 여부를 정한 뒤 치료 반응까지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글로벌 임상 3상 연구에서 표준 치료와 병용했을 때 암이 더 커지지 않고 버틴 기간(방사선학적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8.7개월로 대조군(3.4개월)보다 길었다.
병 진행·사망 위험도 60% 낮춘 가운데 삶의 질 악화 지연을 46%, 통증 강도 악화 위험을 48% 각각 낮췄다. 이런 연구 등을 근거로 유럽임상종양학회의 임상 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고 미국국립종합암네트워크 가이드라인에서 최선호 요법으로 제시됐다.
현재 캐나다와 호주, 독일, 일본 등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플루빅토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환자는 반복 치료로 고통을 겪는 만큼, 암세포를 정밀하게 타격해 생존기간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치료제의 적절한 활용이 중요하다는 전문가의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박 교수는 "암세포만 정밀하게 타격하는 기전으로 생존기간 연장과 삶의 질 개선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혁신 치료 옵션을 적절한 시점에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비급여에 따른 부담으로 실제 치료까지 이어지지 못한다면 환자가 체감하는 환경 변화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또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임상적 가치를 바탕으로 급여를 적용해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지원하는 만큼, 국내에서도 경제적 이유로 필요한 치료 기회를 놓치는 환자가 없도록 급여 적용을 통한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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