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에서 수십 초로…다발골수종 임상시험 대상자, AI가 뚝딱 찾는다

서울성모병원 연구팀 개발…특허 출원·프로그램 저작권 등록
전자의무기록·검사결과 분석해 임상시험 적격 여부 자동 판별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다발골수종센터 연구팀. (왼쪽부터) 민창기·박성수·이정연·변성규 교수. (병원 제공)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다발골수종 환자의 임상시험 참여 가능 여부를 자동으로 선별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2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해당 소프트웨어는 환자의 전자의무기록(EMR)과 검사 결과를 분석해 임상시험 적격 여부를 자동으로 판별한다.

기존에는 임상연구 코디네이터(CRC)가 환자별 의무기록을 일일이 검토하며 통상 2주가량을 들여 대상자를 선별해야 했지만 새 소프트웨어는 수십 초 만에 적격 후보군을 추려낼 수 있다. 연구팀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고 프로그램 저작권 등록도 마쳤다.

다발골수종은 골수 내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난치성 혈액암으로 국내에서 매년 2000명 안팎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세포가 뼈와 골수를 침범하면서 빈혈, 골절, 뼈 통증, 신장 기능 이상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재발과 불응이 반복되는 특성 때문에 신약 개발과 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환자들에게 임상시험 참여는 중요한 치료 기회로 여겨진다.

문제는 대상자 선별 과정이다. 최근 임상시험은 치료 횟수와 특정 약제 불응 여부, 조혈모세포이식 경험, 장기 기능 수치 등 복잡한 조건을 동시에 요구한다. 환자군(코호트)별 기준도 달라 수작업 검토 과정에서 시간 소요와 오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먼저 전자의무기록을 기반으로 환자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치료 이력과 약제 반응 정보를 자동 정리한다. 이후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임상시험 참여·배제 기준을 구조화한 뒤 환자 정보를 대조한다. 마지막으로 최신 검사 결과를 반영해 적격 여부를 판정한다.

특히 프로테아좀억제제, 면역조절제, 항CD38 항체 등에 대한 반응 여부를 분석해 다발골수종 분야에서 중요한 '이중·삼중 불응' 여부도 자동 계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선별 결과는 참여 가능, 보류, 참여 불가로 분류되며 환자별 충족·미충족 기준이 함께 제시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수천 명 규모의 환자 데이터베이스 전체를 분석하는 데 수십 초, 개별 환자 판정에는 수초가 소요된다.

현재 다발골수종센터는 18개 임상시험에 해당 소프트웨어를 적용하고, 연구팀은 800건 이상의 검증 테스트를 완료한 상태다. 향후 정확도 검증 연구를 마친 뒤 다른 혈액암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성수 다발골수종센터장은 "임상시험 참여가 가능한 환자가 행정적 검토 과정 때문에 기회를 놓치는 일이 적지 않았다"며 "AI가 1차 후보군을 신속하게 선별하면 의료진은 환자 상담과 등록 절차에 집중할 수 있어 더 많은 환자가 신약 치료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