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체중 여성 5명 중 1명 "나는 비만"…치료제 오남용 우려
대한비만학회 '주관적 체형 인식' 빅데이터 분석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상 체중인 국내 여성 10명 중 2명이 자신을 비만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위고비와 마운자로 같은 주사 형태의 비만 치료제 처방량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대한비만학회 빅데이터위원회의 '숫자로 보는 비만' 보고서에 따르면 2022~2024년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성인에게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자신의 체형을 묻자, 정상 체중인 여성 가운데 18.9%가 자신을 비만이라고 인식했다.
비만학회는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18.5~22.9면 정상 체중, 23~24.9면 비만 전 단계, 25~29.9면 1단계 비만, 30~34.9면 2단계 비만, 35 이상이면 3단계 비만으로 보고 있다.
특히 비만 전 단계인 여성들 가운데 자신을 비만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66.9%에 달했다. 성인 남녀를 연령대별로 나눠보면 20~39세에서 자신을 비만이라고 판단한 비율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정상 체중의 15.7%, 비만 전 단계의 54.8%가 자신을 비만이라고 인식했다.
실제 체중과 스스로 인식하는 체형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가운데 위고비와 마운자로 같은 비만 치료제 사용은 빠르게 늘고 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을 모방해 식욕을 억제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계열 약물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받은 의약품안전서비스(DUR) 자료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국내에 출시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개월간 150만1161건 처방됐다.
처방 건수는 출시 첫 달인 지난해 8월 1만8579건에서 올해 5월 27만3140건으로 약 14.7배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출시 후 10개월간 누적 처방 150만1161건 중 절반 이상인 52.9%(79만4781건)가 20~30대로 나타났다.
비만 치료제는 비만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 수단이 될 수 있으나 정상 체중인 사람이 사용하면 부작용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 과도한 식욕 억제로 인해 심한 구토, 근육 손실, 영양 불균형, 기초대사량 저하 등으로 병원 입원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소위 '살 빼는 약'으로 인식돼 젊은 여성 등에게 불필요하게 처방되는 사례가 파악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약들을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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