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손아귀 힘 떨어졌다면…우울장애 위험 7배 높을 수도
65~74세 악력 저하군 우울장애 유병률 14.3%…정상군은 2.0%
근감소증 유병률도 85% 달해…"손 맞잡고 악력 변화 살펴봐야"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65~74세 전기 고령층에서 악력이 떨어진 노인의 우울장애 유병률이 정상군보다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악력 저하가 신체 기능뿐 아니라 정신건강 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는 분석이다.
질병관리청은 10일 우리나라 노인의 근감소증 현황과 악력 저하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만 65~74세 전기 고령층의 악력 저하군 우울장애 유병률은 14.3%로 정상군(2.0%)보다 7배 이상 높았다. 악력 저하군의 저작 불편 호소율도 37.7%로 정상군(24.1%)보다 높았다.
75세 이상 후기 고령층에서도 악력 저하군의 신체활동과 저작 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악력 저하군의 걷기 미실천율은 64.4%로 정상군(54.1%)보다 높았고, 저작 불편 호소율도 42.0%로 정상군(32.6%)보다 높았다.
악력 저하는 정신건강뿐 아니라 근감소증과도 관련이 있었다. 악력 저하군의 근감소증 유병률은 85.0%에 달했다.
전체 65세 이상 노인의 근감소증 유병률은 9.4%였으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크게 증가했다. 65~69세는 4.4%, 70~74세는 7.5%, 75~79세는 9.4%였지만 80세 이상에서는 26.9%로 급증했다.
성별로는 65~69세에서 여성의 근감소증 유병률이 5.8%로 남성(2.6%)보다 높았다. 반면 70대부터는 남성의 유병률이 여성을 앞섰으며, 80세 이상에서는 남성 28.9%, 여성 25.6%였다.
악력은 악력계를 이용해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다. 남성은 28㎏, 여성은 18㎏ 미만일 경우 악력 저하에 해당한다. 별도의 장비가 없다면 손을 맞잡고 쥐는 힘의 변화를 살펴보거나 페트병을 여는 데 어려움이 있는지, 물수건을 제대로 짤 수 있는지 등을 통해 일상에서 부모님의 악력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악력 저하는 근감소증뿐 아니라 노쇠 위험을 살펴볼 수 있는 신호이기도 하다.
노쇠는 신체적·생리적·인지적 기능이 저하돼 감염이나 수술 등 외부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회복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만성질환과 영양 부족, 정서적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 피로감, 신체활동량 저하, 보행 속도 저하, 근력 감소 등의 특징으로 나타난다.
박기수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매우 심한 노쇠 단계까지 서서히 진행되므로 예방과 함께 회복 가능한 단계에서 조기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악력 저하는 근감소증을 비롯한 다양한 노쇠 위험 요인이 함께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인 만큼 평소 관심을 갖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은 부모님의 노쇠를 예방하기 위해 손을 맞잡고 악력 변화를 살펴보고 한국형 노인노쇠 진단척도(K-FRAIL)를 활용해 노쇠 위험을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씹기 어려워하는 경우에는 치과 진료와 영양 관리를 병행하고 계란찜, 두부, 단백질 보충 음료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운동·영양 관리·노쇠 예방 등 지역사회 건강증진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도록 챙길 것을 당부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노쇠는 서서히 진행되지만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면 건강한 노년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부모님을 뵐 때마다 손을 맞잡으며 악력의 변화를 살펴보고 식사나 활동량, 기분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작은 실천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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