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간 기증으로 새 삶…용인세브란스병원 첫 생체 간이식 성공

반복된 정맥류 출혈 앓던 환자, 수술 후 안정적 회복
개원 후 첫 간이식 성과…지역 중증의료 역량 강화

생체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은 이 씨와 배우자 윤 씨가 지난 6월 외래 진료를 위해 방문해 용인세브란스병원 의료진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병원 제공)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이 개원 이후 처음으로 생체 간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경기 남부 지역에서도 중증 간질환 환자가 가까운 곳에서 고난도 간이식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의미가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B형간염으로 인한 간경화와 반복적인 위·식도정맥류 출혈을 앓던 이 모 씨(58)에게 배우자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6일 밝혔다.

수술은 지난 2월 23일 진행됐다. 이 씨는 수술 후 특별한 합병증 없이 회복해 3월 11일 퇴원했으며 현재는 월 1회 외래 진료를 통해 경과를 관찰하고 있다. 간 일부를 기증한 배우자 윤 모 씨(56)도 별다른 이상 없이 회복했다.

이 씨는 오랜 기간 B형간염 치료를 받아왔지만 간경화로 인한 간문맥 고혈압이 발생하면서 위·식도정맥류 출혈이 반복됐다.

간문맥 고혈압은 간경화 등으로 간을 통과하는 혈류가 막히면서 간으로 혈액을 보내는 문맥의 압력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식도·위 정맥류가 생기고 정맥류가 파열되면 심한 출혈을 일으킬 수 있어 간이식이 필요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씨도 여러 차례 내시경 지혈술을 받았지만 재출혈 위험이 높아 근본적인 치료인 간이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간과 신장 기능이 비교적 나쁘지 않아 뇌사자 간이식 우선순위를 확보하기 어려웠고 이에 배우자가 간 일부를 기증하는 생체 간이식을 결정했다.

병원은 소화기내과와 이식중환자외과, 간담췌외과가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를 통해 수술을 준비했다. 세브란스병원 간이식팀과 공동 컨퍼런스를 열어 공여자의 간 구조와 이식 적합성을 검토한 뒤 수술을 진행했다.

이번 수술은 특히 난도가 높은 사례였다. 생체 간이식은 건강한 공여자의 간 일부를 절제해 이식하는 수술로 공여자와 수혜자의 안전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데다 작은 혈관과 담도를 정교하게 연결해야 한다. 여기에 환자의 간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주요 혈관에 큰 혈전까지 동반돼 수술 난도가 더욱 높았다.

수혜자 수술은 임승혁 이식중환자외과 교수가 맡아 손상된 간과 혈전을 제거한 뒤 공여자의 간을 이식하고 혈관과 담도를 연결했다. 공여자 수술은 노승윤 간담췌외과 교수가 복강경 우측 간 절제술로 시행했으며, 임태섭 소화기내과 교수는 수술 전 반복되는 정맥류 출혈에 대한 치료와 장기 치료 계획을 담당했다.

수술 후 시행한 위내시경 검사에서는 반복적인 출혈의 원인이었던 식도·위 정맥류가 크게 호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혈액검사와 전신 상태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임승혁 교수는 "반복적인 정맥류 출혈과 주요 혈관 혈전이 동반된 고난도 사례로 수술 전 치료부터 이식까지 세심한 판단이 필요했다"며 "여러 진료과와 부서가 긴밀히 협력한 덕분에 안전하게 생체 간이식을 시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 교수는 "이번 첫 생체 간이식을 시작으로 각 진료과의 역량을 모아 간이식 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