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패권갈등 심화 속…한·중 바이오 전략적 협력 강화해야"

"정치·안보 민감도 적은 실버바이오 산업 협력 가능성 커"

중국과 주요국 간 양자 협력 지수 변화율 (KISTEP '한중 바이오 협력의 기회와 대응 방향' 보고서 갈무리)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미국과 중국의 패권 갈등이 심화되는 흐름 속에서 한국이 바이오 산업에서 중국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7일 제기됐다.

바이오가 경제를 넘어 외교·안보·통상 분야에서도 핵심 기술이 되고 있고,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중 관계가 복원 기류를 보이는 만큼 양국이 바이오 협력 가능성을 더욱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윤희정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바이오혁신전략팀장은 '한중 바이오 협력의 기회와 대응 방향'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시각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대규모 임상 인프라와 환자 풀을 기반으로 임상·개발 측면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바이오의약품의 품질·제조 역량과 디지털헬스·의료기기, 글로벌 규제 대응 역량 등을 축적해왔다며 양국이 상호보완적 효과를 낼 여지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보고서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과 한·중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양국 부처들이 접촉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데 주목했다.

지난 3월 중국 쑤저우에서 개최된 '바이오 차이나 2026'에서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이 한국관을 운영하고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21개사의 참가를 지원해 중국 현지 기업들과의 투자유치를 도모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보고서는 바이오 분야를 △실버바이오 △제약바이오 △바이오제조 △인공지능(AI) 의료 △푸드바이오 △뷰티바이오(K-뷰티) 등 6가지로 구분하고, 특히 이가운데 실버바이오 영역에서의 협력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동북아시아는 세계적으로도 고령 인구가 밀집한 지역으로 향후 실버산업과 바이오헬스케어를 결합한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은 지난 3월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고령화 대응을 중점 추진과제로 설정하고, 바이오의약을 신흥 주력사업으로, 바이오제조는 미래산업을 제시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실버바이오 분야는 '돌봄 부담'이라는 양국 공동의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정치·안보적 측면에서의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며 "고령자용 디지털 의료기기, 재활·보조 기기, 프로바이오틱스 기반 건강기능식품 등이 유망 품목"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보고서는 한국 바이오 업계가 중국과의 협력을 추진할 때 민감 기술과 지식재산권, 공급망 위험 등의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전체 정보, 인체 유래 검체, 군사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기술 등은 협력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선별적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팀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번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연구 협력을 진행하고 있는 여러 연구자들을 만나봤다"며 "양측 간 발전 가능성이 크지만, 한편으론 연구자 관점에서 본인의 기술력이 어떻게 노출될지에 대한 우려도 분명 존재한다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 간 협력을 추진하기 전에 지식재산권(IP) 관련 계약을 강화하고, 성과물 귀속에 대한 기준을 정확히 명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lusyo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