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장마철 머리가 더 자주 아픈 이유…탈수·수면 부족이 두통 키운다
조성윤 원장 "극심한 두통, 단순 더위 아닌 응급질환 신호일 수도"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여름철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면서 평소보다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여름철 두통을 단순히 '더위를 먹었거나 냉방병 때문'이라고 생각해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여름에는 탈수와 수면 부족, 불규칙한 식사, 강한 햇빛, 기압 변화 등 여러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가장 흔한 일차두통인 긴장형두통과 편두통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긴장형두통은 머리 양쪽이 띠로 조이는 듯하거나 눌리는 느낌의 통증이 특징이다. 통증 강도는 대체로 경도에서 중등도 수준이며 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정도의 일상적인 신체활동으로 크게 악화하지 않는다. 스트레스와 피로, 수면장애, 목과 어깨 근육의 긴장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편두통은 한쪽 머리를 중심으로 맥박이 뛰는 듯한 중등도 이상의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움직일수록 통증이 심해지고 메스꺼움이나 구토, 빛과 소리에 대한 과민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치료하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4~72시간 지속될 수 있다. 다만 편두통이 반드시 한쪽에서만 발생하거나 항상 욱신거리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면서 체내 수분과 전해질이 쉽게 부족해진다. 탈수 자체만으로도 두통이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편두통 환자에게서는 발작을 유발하거나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긴장형두통 역시 탈수와 식사 거르기, 카페인 섭취 변화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갈증을 느낀 뒤 한꺼번에 많은 물을 마시기보다 야외활동 전후와 활동 중에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장시간 야외활동이나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 전해질을 함께 보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심장질환이나 신장질환으로 수분 섭취를 제한받는 환자는 담당 의료진의 지침을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높은 기온과 습도, 장마철 기압 변화가 편두통과 관련 있다는 연구들이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연구에서도 날씨가 편두통 발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와 뚜렷한 연관성이 없다는 결과가 함께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가 오면 반드시 편두통이 생긴다"고 단정하기보다 날씨 변화에 민감한 일부 환자에서 유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한다.
강한 햇빛과 눈 부심 역시 편두통 환자에게 불편감을 높이거나 발작과 연관될 수 있어 여름철에는 모자와 선글라스를 활용하고 한낮의 장시간 야외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열대야와 휴가철 생활패턴 변화도 두통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늦은 취침과 수면 부족뿐 아니라 평소보다 지나치게 오래 자는 것도 일부 편두통 환자에게서는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다.
또 휴가 기간 아침 식사를 거르거나 평소 마시던 커피를 갑자기 끊는 등 생활 습관의 변화 역시 두통 발생과 관련될 수 있다.
리젠에스신경외과의원 조성윤 원장은 "여름철 두통은 기온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탈수와 수면 부족, 불규칙한 식사, 강한 햇빛, 날씨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 경우가 많다"며 "두통이 발생한 날의 날씨와 수면 시간, 식사, 카페인 섭취, 생리 주기, 복용 약물을 함께 기록하면 자신에게 반복되는 유발 요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폭염 속에서 장시간 활동한 뒤 두통과 함께 심한 갈증, 많은 땀, 어지럼증, 메스꺼움, 전신 쇠약감이 나타난다면 열탈진을 의심해야 한다. 이 경우 즉시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 몸을 식히고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의식이 흐려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경련이나 실신이 나타나거나 몸이 매우 뜨거운 경우에는 열사병 가능성이 있어 즉시 119에 신고해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는 경우뿐 아니라 땀을 계속 흘리는 상태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두통 예방을 위해 △갈증이 심해지기 전부터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기 △폭염 시간대 야외활동과 과도한 운동 피하기 △수면과 기상 시간 일정하게 유지하기 △끼니를 거르지 않고 카페인 섭취량을 갑자기 바꾸지 않기 △모자와 선글라스로 강한 햇빛 줄이기 △두통 발생 시기와 지속시간, 동반 증상, 약물 복용 여부를 기록하기 등을 권고한다.
또 진통제를 반복적으로 먹기보다 두통이 잦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조 원장은 "평소 경험하던 두통과 비슷하다면 생활 리듬과 유발 요인을 먼저 점검해 볼 수 있지만, 갑작스럽거나 이전과 양상이 다른 두통은 단순한 여름철 증상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며 "두통의 양상과 동반 증상을 확인해 일차두통과 응급치료가 필요한 이차두통을 구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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