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홈키파를 못 산다고요?"…모기철 살충제 판매 금지에 혼란

살생물제품 승인제 시행…미승인 살충제 내달부터 판매 금지
"많이 쓰는 제품 못 팔게 돼…말라리아 유행 계절인데 걱정"

지난 2024년 6월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살충제가 진열된 모습. 2024.6.17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홈키파와 홈매트, 에프킬라 등 여름철 대표 살충제 일부 제품이 다음 달부터 진열대에서 사라진다. 정부의 살생물제품 승인제 시행으로 미승인 살충제의 판매가 전면 금지되면서 제조사별 승인과 반품 일정이 엇갈린 약국 등 판매 현장에서는 혼란이 커지고 있다.

26일 약국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 정부의 정식 승인을 받지 않은 살충제는 약국과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에서 유통·판매할 수 없다.

이번 조치는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참사 이후 마련된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으로 정부는 기존 등록제를 승인제로 전환하면서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제조·수입을, 오는 30일까지 유통·판매를 허용하는 유예기간을 운영해 왔다.

현장에서는 벌써 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모기가 많아지는 여름철인 데다 제조사마다 판매 중단 대상과 반품 일정이 달라 판매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 씨는 "당장 다음 달 1일부터 인증된 제품만 판매가 가능한데 많이 쓰는 살충제를 판매할 수 없게 됐다"며 "의외로 약국에서 이런 제품을 찾는 사람이 많은데 진짜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몇몇 제약사들의 인증 준비가 좀 늦었던 것 같다"며 "최근 홈매트 같은 게 재고가 다 떨어져 주문하려고 하니 지금은 보내줄 수 없다고 해서 이미 공급을 받을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출에 큰 도움이 되는 품목은 아니지만 동네 주민들이 원해서 갖춰놓는 제품"이라며 "최근 말라리아도 유행하고 있고 모기가 감염을 매개하는 질환도 있어 문제가 생길 것 같아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업체별 반품 및 회수 절차도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최근 의약품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해피홈 일부 제품의 반품 절차를 안내했다. 대상은 에어로솔 수성 무향·피톤치드향·감귤향 제품과 바퀴에어로솔, 파워매트 30매·60매, 리퀴드 45일, 리퀴드 컴바인 등이다.

동화약품도 약국에 안내 문자를 보내 다음달 1일부터 일부 헨켈 살충제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대상은 홈매트 30매·60매, 홈키파 모기향 10매·30매, 진드기 시트, 좀벌레싹 등이다.

앞서 동성제약도 대표 살충제 '비오킬'의 판매 종료와 함께 유통기한과 관계없이 잔여 재고를 전량 회수한다고 거래 약국에 안내했다.

다만 이번 조치가 해당 제품의 영구적인 단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제조사들이 환경부의 살생물제품 승인을 받으면 다시 판매할 수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해 2019년부터 시행된 화학제품안전법에 따라 안전성과 효능·효과가 검증된 살생물제품만 시장 유통을 허용하고 있다"며 "이달까지 미승인 살충제에 대한 판매 경과기간이 종료되면 다음달부터는 판매가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살생물제품으로 승인된 살충제 151개 제품과 제품 승인 경과기간이 적용돼 승인 심사가 진행 중인 살충제 108개는 다음 달 이후에도 판매·유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사용 가능한 제품과 판매 제한 대상 제품은 모두 화학제품안전포털 '초록누리'에 공개해 약국과 판매업체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며 "에프킬라나 홈키파처럼 하나의 브랜드 안에도 수십 개 제품이 있어 제품별로 승인 여부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에프킬라 에어로졸 무향은 승인을 받았지만 에프킬라 울트라는 아직 승인을 받지 않았다"며 "브랜드 전체를 구매할 수 없는 것처럼 알려질 경우 소비자 혼란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제품별 승인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한약사회도 회원 약국을 대상으로 판매 가능 제품과 판매 제한 대상 제품을 안내하며 현장 혼란 최소화에 나섰다.

약사회는 승인 제품은 다음 달 이후에도 정상 판매할 수 있으며 판매 제한 대상 제품은 오는 30일 이후 판매대에서 철수해 별도 보관하도록 안내했다.

박춘배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일부 제품은 승인 여부와 승인 시기에 따라 판매 가능 기간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관련 기준을 지속해서 안내할 계획"이라며 "제조사별 반품 및 회수 방침이 정리되는 대로 회원 약국에 신속히 공유해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