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은 병원 단위로, 산모는 등록 관리…의료체계 새 판 짠다
의료혁신위, 간호·간병 개선·모자의료 혁신 권고안 논의
요양병원 간병 급여화·고위험 산모 관리체계 개편 등 담겨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정부가 병원 단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과 요양병원 간병 급여화를 추진하고 고위험 산모를 대상으로 한 등록제를 도입하는 등 필수의료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의료혁신위원회는 25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7차 회의를 열고 '간호·간병 개선을 위한 대정부 권고안'과 '고위험 산모·신생아 진료 개선을 위한 대정부 권고안'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국민 참여를 통해 의료분야 제도 개선과 의료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된 민관 합동기구다. 의료계와 환자단체, 소비자단체, 학계, 노동계, 경영계, 정부 등이 참여해 의료개혁 과제를 논의하고 대정부 권고안을 마련한다.
위원회는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간호·간병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입원환자의 약 60%가 여전히 사적 간병을 이용하고 있으며 시장 규모도 연간 6조 원에 달해 국민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간병인 고용 비용은 월평균 370만 원으로 65세 이상 가구 중위소득의 1.7배에 달한다. 반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시행 10년이 넘었지만 일부 병동과 경증 환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위원회는 병원에서 가정까지 '간병 걱정 없는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급성기 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혁신 △요양병원 간병 혁신 △지역사회 재택간호 혁신 △간호·간병 혁신 기반 구축 등 4대 혁신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급성기 병원에서는 현재 병동 단위로 운영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병원 단위 모델로 개편하고 비수도권 국공립병원부터 단계적으로 의무화할 것을 권고했다. 병원별 인력 기준을 적용해 환자의 중증도와 상태 변화에 따라 간호·간병 인력을 유연하게 배치하는 방안이다.
요양병원은 환자 치료 역량에 따라 유형화한 뒤 중증 환자 치료 역량이 높은 기관부터 간병 급여화를 추진하고 모든 요양병원에 간병인력 관리체계와 서비스 질 평가를 도입하도록 제안했다. 급여화 이후에도 환자 부담 수준을 지속해서 관리해 간병비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권고했다.
지역사회에서는 가정간호와 방문간호를 '재택간호'로 통합해 퇴원 환자와 만성질환자의 연속적인 간호를 지원하고 장기요양서비스 등 돌봄체계와의 연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중장기 간호인력 수급계획을 마련하고 지역 정착 지원과 교육·훈련을 확대하는 한편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추진하는 로드맵을 수립해 간호·간병 체계 개편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위원회는 저출생으로 분만 건수는 감소했지만 고령 산모와 다태아 증가로 고위험 분만 부담은 커지고 있는 반면 분만 의료기관과 전문인력은 감소해 모자의료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지역화 전략을 기반으로 반응적·사후적 대응에서 예방적·선제적 대응으로 전환하는 지역 연계형 모자의료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핵심은 모든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산모 등록제'다. 산전 진찰 병원이 임신 초기부터 산모의 위험도를 평가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분만 병원을 사전에 지정해 산전 진찰부터 분만까지 연계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특히 고위험 산모는 분만과 응급상황을 전담하는 모자의료센터에서 별도로 관리한다. 중증모자의료센터 2곳, 권역모자의료센터 20곳, 지역모자의료센터 33곳을 중심으로 관리체계를 운영하고 모자의료센터에는 응급환자 수용을 위한 예비병상을 상시 확보하도록 했다.
또 조산 등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산모는 분만 병원이나 산전 진찰 병원에 연락하고 해당 의료기관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설치된 전원전담팀과 즉시 소통해 산모를 신속하게 이송·전원하게 된다. 모자의료센터 예비병상 운영과 분만 병원의 24시간 전화 상담체계도 구축한다.
더불어 취약지역 산전 진찰과 분만 인프라를 확충하고 타 지역에서 진료를 받을 경우 이동과 숙박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인력 확보를 위해서는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전문인력을 모자의료센터에 집중 배치하고, 개원가 등으로 이탈한 전문의의 복귀를 위한 수당과 교육 지원, 병원 간 순환 당직 활성화 등을 제안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전문의 수련체계를 개편하고 진료지원간호사와 조산사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의료기관 단위 포괄보상을 통해 필수 기능을 유지하도록 지원하고 건강보험 수가와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등을 활용해 재정을 확충할 것을 권고했다. 난임치료 과정에서는 임신 성공률을 높이면서도 고위험 다태아 임신을 줄일 수 있도록 단일배아 이식 진료 표준을 마련하고 횟수 중심인 현행 건강보험 지원 기준을 개선하는 등 전반적인 출산정책과의 정합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기현 의료혁신위원장은 "지난달에 이어 중요하고 시급한 분야에 대한 정책 권고안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속도감 있게 필요한 분야에 대해 정책 권고안을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기존 권고안의 이행 현황도 면밀하게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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