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약 건보 적용 시 연 1600억 든다…7000억 전망도 등장

연간 환자 23만7000명…치료 관련 비용 연 2961억 규모

서울 강서구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 대한미용성형레이저의학회 미용의료기기 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2026.4.12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재정 부담을 둘러싼 논쟁도 커지고 있다. 연간 탈모 치료제 공급액이 2500억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급여화 범위에 따라 수천억 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추가 투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탈모 치료 관련 의약품 공급 현황' 등에 따르면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탈모 치료제 공급액은 2022년 2164억 2582만 원에서 지난해 2568억 3331만 원으로 지속해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치료제 공급량도 2억 9573만 6309개에서 4억 4632만 1335개로 50.9%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공급액은 864억 5930만 원, 공급량은 1억 5727만 1177개로 집계됐다.

탈모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매년 24만 명 안팎에 달한다. 탈모증 진료 인원은 2022년 25만 573명, 2023년 24만 7382명, 2024년 24만 1217명, 2025년 23만 7009명으로 집계됐다.

성별로 나누어보면 지난해 기준 남성 환자는 13만 4155명, 여성 환자는 10만 2854명으로, 여성 비중이 43.4%에 달해 탈모가 특정 성별에 국한된 질환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대 환자가 5만 348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30대 5만 712명, 50대 4만 6539명, 20대 3만5803명 순이었다. 경제활동이 활발한 20~40대 환자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세부 질환별로는 원형탈모증 환자가 17만 549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기타 비흉터성 모발손실(2만 9583명), 안드로젠 탈모증(2만 3941명), 흉터성 탈모증(1만 1779명)이 뒤를 이었다.

병원 진료비도 증가세다. 탈모증 총진료비는 2022년 366억 9794만 원에서 2025년 392억 7527만 원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준 탈모 치료제 공급액과 병원 진료비를 합한 탈모 치료 관련 비용은 약 296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급여화 논의 본격화…수천억 재정 소요 쟁점

정부는 현재 유전성 탈모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복지부는 탈모가 취업과 대인관계,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20~34세 청년층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다만 재정 부담은 논란거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탈모 치료제 급여화 시 본인부담률 설정 등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연간 최대 16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정재훈 고려대 의대 교수는 별도 분석을 통해 남성형 탈모 치료제 급여화 시 건강보험공단 부담이 연간 1000억~1400억 원 수준에서 최대 5000억~7000억 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본인부담률 30%와 잠재적 치료 인구를 반영한 추계다.

정치권과 환자단체에서도 건강보험 재정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암환자와 희귀질환 환자보다 탈모가 먼저냐"고 지적했고, 한국중증질환연합회도 "생명과 직결된 중증질환 치료제보다 탈모에 재정을 우선 투입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복지부는 행정안전부와 함께 다음달 4일 '탈모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주제로 제1차 '모두의 토론회'를 열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입장이다. 토론회는 전문가 발제를 듣고 국민이 숙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참여를 원하는 국민은 19일까지 행안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