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유럽과 첫 의약품 공동심사 완료…해외 허가 문턱 낮춘다

한-EU 비밀유지약정 체결 후 첫 성과…WHO·스위스도 참여
국가별 보완자료 요구 통일…제약·바이오업계 규제 부담 완화 기대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20 ⓒ 뉴스1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앞으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유럽 등 해외 시장에 의약품 허가를 신청할 때 국가별로 서로 다른 자료를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럽의약품청(EMA)이 주관하는 '의약품 과학적 공동평가(OPEN) 프로그램'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변경허가에 대한 국제 공동심사를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한국과 유럽이 동일한 의약품을 대상으로 공식 공동심사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OPEN 프로그램은 EMA가 규제기관 간 조화와 규제 결정의 투명성 향상을 위해 해외 규제기관과 함께 의약품 심사를 수행하는 제도다. 2020년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심사를 위한 시범사업으로 시작됐으며 올해부터는 의약품 변경허가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이번 공동심사는 식약처가 지난해 4월 EMA와 '한-EU 간 의약품 비공개 정보교환을 위한 비밀유지약정'을 체결한 이후 이뤄진 첫 공식 공동심사 사례다. 식약처는 해당 약정을 바탕으로 지난해 6월부터 OPEN 프로그램에 공식 참여해왔다.

이번 심사에는 EMA와 식약처를 비롯해 스위스 의료제품청(Swissmedic), 세계보건기구(WHO)가 참여했다.

각 기관은 지난 2월부터 유전자재조합의약품 변경허가 자료를 동시에 검토했으며, 지난 4월 온라인 회의를 통해 심사 의견을 교환하고 최종 평가 결과를 도출했다.

식약처는 이번 공동 심사의 가장 큰 성과로 업체의 규제 부담 완화를 꼽았다.

그동안은 국가별 규제기관이 서로 다른 보완자료를 요구해 업체들이 국가별로 별도의 자료를 준비해야 했지만, 공동 심사에서는 요구사항이 사실상 통일되면서 하나의 자료로 여러 국가의 심사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식약처는 이번 경험이 국내 심사자의 전문성 향상과 함께 다국가 동시 심사 체계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이번 OPEN 프로그램 참여는 2023년 WHO 우수규제기관(WLA) 등재, 2016년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가입, 2014년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가입에 이어 우리나라 의약품 규제체계의 국제적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식약처는 앞으로 해외 규제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공동 심사 분야도 단계적으로 넓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해외 진출과 의약품 신속 공급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