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첫째 잃었지만 22주 버텨 둘째 출산…"성모병원에 감사"
권역모자의료센터 고위험 임신 관리 절실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이 반복된 난임과 쌍둥이 조산 위기를 겪은 산모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건강한 출산을 끌어냈다. 비록 쌍둥이 첫째가 안타깝게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뒤에도 산모와 의료진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끝에 둘째가 무사히 태어났다.
8일 병원에 따르면 결혼 9년 만에 어렵게 쌍둥이를 임신한 산모와 남편은 아이들의 태명을 '티키타카'로 지었다. 아이들이 세상에 나와 잘 지내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 하지만 산모는 임신 15주 무렵 쌍둥이 중 첫째 태아를 먼저 떠나보내야 했다.
산모는 당시 양수가 일찍 터진 것 같은 느낌에 즉시 집 근처 산부인과를 찾았고, 이 병원은 응급상황임을 인지해 서울성모병원 권역모자의료센터로 산모를 이송했다. 병원에서 검사 결과 산모의 자궁경부가 열려 있었고, 결국 첫째 태아를 떠나보내게 됐다.
의료진은 남아 있는 둘째를 지키기 위해 산모의 감염 여부와 전신 상태를 면밀히 평가한 뒤, 첫째 분만 직후 자궁경부봉합술을 시행하고 자궁수축 억제 치료와 항생제 치료 등 집중 관리를 시작했다.
산모는 조산 위험이 높은 상태로 고위험 산모 병동에 입원해 집중 치료와 경과 관찰을 받았다. 의료진은 자궁수축, 감염 징후, 출혈 여부, 태아 상태 등을 확인하며 임신 주수를 최대한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그로부터 22주가 지난 임신 37주에 자궁경부 봉합사를 제거한 직후 자궁경부 개대(자궁문이 열림)와 양수 누출 소견이 관찰돼 재입원했고 의료진은 30대 후반인 산모의 연령과 임상 상황을 고려해 상태를 관찰한 끝에 지난달 19일 새벽에 건강한 여아의 자연분만 출산을 이끌었다.
산모는 특히 고위험 산모 병동 의료진의 세심한 돌봄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산모는 "긴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의료진 덕분이라 생각해 감사드리고, 같은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을 고위험 산모들도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다태임신에서 선행 태아가 불가피하게 먼저 분만된 뒤, 남아 있는 태아를 자궁 내에 유지해 임신 주수를 연장하는 치료를 '지연 간격 분만'이라고 한다. 지연 간격 분만은 태아의 미숙아 합병증을 줄이고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시도될 수 있는 고난도 산과 치료다.
산모와 태아의 상태에 따라 일부 선별된 사례에서 분만 간격을 연장할 수 있지만, 감염, 조기 진통, 출혈 등 합병증 위험이 있어 고위험 산모를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에서 의료진의 집중적인 모니터링이 필수다.
산모의 주치의인 고현선 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무엇보다 긴 시간 동안 힘든 과정을 견뎌낸 산모와 아기, 그리고 가족에게 감사와 축하의 마음을 전한다"며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위한 전문 진료 체계를 바탕으로 안전한 출산 환경을 조성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성모병원은 보건복지부의 '2025년 권역 모자의료센터 지원사업'에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선정돼 지난 4월 개소식을 가졌다.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를 중심으로 다학제 의료진이 협력하는 통합 진료 시스템을 통해 산모와 신생아의 생명을 지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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