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률 최대 90%' 에볼라 확산…"코로나19 같은 대유행 가능성은 낮아"
백신·치료제 없는 '분디부교형' 유행…분쟁지역 겹치며 대응 우려
혈액·체액 통해 전파돼 글로벌 위험도는 '낮음'…정부 검역 강화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 확산 사태에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하면서 국제사회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 확산 중인 '분디부교형(Bundibugyo) 에볼라'는 지금까지 주요 유행을 일으켰던 '자이르형(Zaire) 에볼라'와 달리 아직 승인된 전용 백신이나 특이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무장 충돌과 치안 불안이 이어지는 분쟁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국제사회 긴장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정부도 질병관리청·외교부·국방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첫 '해외유입상황평가회의'를 열고 국내 유입 대응과 재외국민 보호 대책 점검에 나섰다. 다만 방역당국은 현재 유행 중인 에볼라가 코로나19처럼 공기를 통해 빠르게 퍼지는 감염병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최근 일부에서 사용되는 '변종 에볼라'라는 표현 역시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아프리카연합(AU) 회의에서 "감염 사례 확인이 지연되면서 방역 대응이 뒤처지고 있다"며 "상황이 호전되기 전에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에볼라 의심환자가 900명 이상 보고됐고 인접 국가인 우간다에서도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상태다. WHO는 최근 콩고민주공화국 위험도를 '매우 높음', 우간다는 '높음'으로 상향 평가했다. 24일 기준 총 의심환자는 918명, 사망자는 224명으로 집계됐다.
발병 중심지는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이투리(Ituri) 지역이다. 일부는 북키부·남키부 지역까지 확산한 상태이며 우간다 역시 국경 이동 과정에서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일부 국경 통제를 강화했다.
이번 사태가 국제사회 우려를 키우는 건 현재 확산 중인 바이러스가 '분디부교형 에볼라'이기 때문이다. 현재 승인된 에볼라 백신과 치료제 대부분은 자이르형을 기준으로 개발돼 분디부교형에 대한 효과 데이터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여기에 콩고 동부 지역 특유의 무장 충돌과 치안 불안도 방역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WHO와 국제 의료단체들은 접촉자 추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의료시설 공격과 주민 불신 문제까지 겹쳐 초기 대응이 늦어졌다고 보고 있다.
다만 WHO는 전 세계 위험 수준에 대해서는 여전히 '낮음'을 유지하고 있다. 에볼라가 코로나19처럼 비말이나 공기 전파 중심의 호흡기 감염병이 아니라 감염자의 혈액·체액 접촉 등을 통해 전파되는 질환이라는 점을 고려한 판단이다.
에볼라바이러스병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급성 발열성·출혈성 질환이다. 발열과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중증으로 진행되면 출혈과 장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명률은 유형과 의료 환경에 따라 최대 90%에 달한다.
고재영 질병청 대변인은 25일 열린 브리핑에서 "에볼라는 코로나19처럼 비말이나 호흡기로 전파되는 감염병이 아니라 혈액·체액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질환"이라며 "WHO 역시 글로벌 위험 수준은 현재 낮게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최근 일부 언론에서 사용되는 '변종 에볼라' 표현 역시 부정확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유행 중인 분디부교형 에볼라 바이러스는 이미 2007년 우간다에서 규명된 기존 유형으로 새로운 변이나 변종 바이러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민유정 질병청 신종감염병대응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분디부교형 에볼라 바이러스는 이미 2007년도에 규명된 종 중 하나"라며 "변종이나 변이라는 표현보다는 '분디부교형 에볼라', '분디부교종 에볼라' 또는 '분디부교종에 의한 유행'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WHO의 국제공중보건 비상사태 선언 이후 국내 유입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유입 사례는 없지만 WHO가 콩고민주공화국 위험도를 상향한 데다 인접 국가인 우간다에서도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검역과 해외유입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질병청은 WHO 비상사태 선언 이후 위기평가회의를 열고 위기경보를 '관심' 단계로 발령했으며 에볼라바이러스병 대책반도 구성했다.
28일엔 국무조정실과 외교부, 법무부, 국방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 15개 기관이 참여하는 '2026년 제1차 해외유입상황평가회의'를 열고 에볼라 발생국과 인접 국가의 재외국민 보호 조치, 검역 강화, 단계적 출입국 관리 방안 등을 논의했다.
중점검역관리지역도 기존 콩고민주공화국·우간다·남수단에서 에티오피아·르완다까지 포함한 총 5개국으로 확대했다.
특히 정부는 직항이 없는 아프리카 국가 특성을 고려해 제3국 경유 입국자 검역까지 강화하기로 했다. 항공권 연결 발권 정보뿐 아니라 통신사 해외 로밍 정보와 법무부 비자 정보를 활용해 분리 발권 입국자까지 추적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김옥수 질병청 검역정책과장은 "직항이 없는 국가 특성상 제3국 체류 후 별도 항공권으로 입국하는 사례까지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로밍 정보와 비자 발급 정보를 활용해 우회 입국자에 대한 검역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사망자가 집중 발생한 콩고민주공화국 이투리주를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하고 재외공관을 통한 현지 모니터링과 안전 공지를 강화했다. 국방부와 질병청은 남수단에 파병 중인 한빛부대 장병들을 대상으로 현지 행동수칙 교육과 비상연락체계 운영에 나섰다.
김기남 질병청 차장은 "에볼라바이러스병 발생 현황과 각국 대응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계부처와 함께 국내 유입 방지와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감염병 대응체계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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