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나간다면 조심"…세계 곳곳 감염병 확산세

일본·방글라데시 등 홍역 확산…미국도 환자 1800명 넘어
A형간염도 증가세…중동 성지순례 시즌 메르스 주의 당부

올해 법정공휴일로 지정된 노동절과 어린이날을 낀 징검다리 연휴 기간인 1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승객들이 출국수속을 하고 있다. 2026.5.1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나들이철을 맞아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전 세계 곳곳에서 각종 감염병이 확산하면서 방역당국이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홍역, 에볼라바이러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등 지역별 유행 감염병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서다.

20일 방역당국과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따르면 최근 일본과 방글라데시를 비롯해 미국·캐나다 등 세계 곳곳에서 홍역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홍역은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대표적인 호흡기 감염병으로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 발열과 기침, 결막염 증상 이후 전신 발진이 나타나며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고위험군에서는 폐렴, 뇌염 등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올해 들어 홍역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국립건강위기관리연구기구(JIHS)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누적 환자는 436명으로 집계됐으며 도쿄와 오사카, 가나가와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단감염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홍역 확산세는 더욱 매섭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 3월 중순부터 지난달 말까지 홍역 의심환자 3만2000여 명과 확진환자 4600여 명이 발생했으며 사망자도 200명을 넘어섰다. 현재 전체 64개 지구 중 58개 지구에서 환자가 발생하는 등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에 방글라데시는 WHO에 홍역 환자 급증 상황을 공식 보고하고, WHO는 방글라데시의 홍역 유행 위험도를 국가 수준에서 '높음'으로 평가했다. 다만 현재까지 여행이나 무역 제한은 권고하지 않고 있다.

북미 지역도 상황은 심상치 않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최를 앞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에서도 홍역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해 미국 홍역 환자는 이미 1800명을 넘어섰으며 다수의 집단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 특히 백신 미접종자나 접종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례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청은 "해외여행 전 홍역 유행 국가 여부를 확인하고 출국 전 홍역 백신(MMR) 2회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며 "또 귀국 후 발열이나 발진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의료기관에 해외 여행력을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프리카 에볼라 확산…치명률 높은 감염병도 비상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는 에볼라바이러스 유행도 이어지고 있다. 에볼라는 치명률이 높은 제1급 감염병으로 발열과 근육통, 출혈, 장기 손상 등을 유발한다. 감염자 체액 접촉을 통해 전파되며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에서는 대규모 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WHO는 일부 국가에서 산발적 집단 발병이 지속되고 있다며 야생동물 접촉과 현지 의료기관 방문 등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A형간염 증가세…"물·음식 위생 주의해야"

여행 중 음식과 물을 통한 감염병 위험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A형간염이다. A형간염은 오염된 음식물이나 물 섭취를 통해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간염으로 발열과 피로감, 복통, 황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위생 환경이 취약한 국가에서는 감염 위험이 높다.

국내에서도 A형간염 환자는 증가세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1~4월 A형간염 환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 늘었다.

질병청은 "해외여행 중 익히지 않은 해산물이나 길거리 음식, 비위생적인 식수 섭취를 피하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동 성지순례 시즌 메르스 감염 주의

이달 말부터 중동 지역 성지순례(하지)가 예정돼 있는 만큼 메르스 감염 우려도 제기된다.

메르스는 중동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1급 감염병으로 발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을 유발한다. 고령층이나 만성질환자는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크다.

메르스는 지난 2018년 이후 국내 유입 사례는 없으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서는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낙타 또는 확진자와의 접촉이 주요 전파 원인이기 때문에 현지에서 낙타 접촉, 생낙타유 및 덜 익은 낙타고기 섭취를 피하고 진료 목적 외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하는 등 추가적인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청 관계자는 "해외여행 전 방문 국가의 감염병 발생 현황과 예방접종 권고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귀국 후 발열이나 발진, 설사, 호흡기 증상 등이 발생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해외 여행력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