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 때문에 홍역 치르는 日…"여행 시 조심해야"
'홍역 퇴치인증국'은 옛말…올해 환자 수, 지난 5년 누적치 초과
'예방접종률 감소' 주원인…"1회 접종자, 2차 완료 후 방문해야"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홍역 퇴치인증국'으로 인정받은 일본이 홍역으로 때아닌 홍역을 치르고 있다.
올 들어 발생한 환자 수가 최근 5년 같은 기간 누적치를 넘어서면서 우리나라 방역당국도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19일(16주)까지 일본에서 보고된 홍역 환자 수는 36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65명) 대비 약 36.6% 증가한 수치다.
최근 5년간 같은 기간 발생한 환자 수를 살펴봐도 △2021년 6명 △2022년 6명 △2023년 28명 △2024년 45명 △2025년 265명으로 올해 환자 수가 5년 누적치를 뛰어넘은 것을 알 수 있다.
홍역은 제2급 법정감염병으로 기침 또는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호흡기 감염병이다. 감염 시 발열, 발진, 구강 내 회백색 반점 등이 나타나며 홍역에 대한 면역이 불충분한 사람이 환자와 접촉한 경우 90% 이상 감염될 수 있다.
주별로 살펴보면 일본의 홍역 환자 수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 국립건강위기관리연구기구(JIHS)에 따르면 1월에는 홍역 환자가 평균 0~5명으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수준에 그쳤다.
5주 차에는 15명을 기록한 뒤 잠시 주춤하는 듯했으나, 8주 차(29명)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확산세에 돌입했다. 이후 발생 규모가 가파르게 커지며 15주 차에는 62명, 16주 차에는 57명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높은 발생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5년 WHO로부터 '홍역 퇴치 인증'까지 받았던 일본에서 홍역 확산세가 이어지는 원인 중 하나로 '예방 접종률 감소'를 꼽고 있다.
홍역 예방백신(MMR)은 생후 12~15개월에 한 번, 4~6세 때 한 번으로 총 2회에 걸쳐 접종해야 한다. 1차 접종 시 93%, 2차 접종 시 97% 홍역 예방이 가능하다.
유효순 질병청 질병감시전략담당관은 "WHO는 홍역 유행 차단을 위해 예방 접종률은 95%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경우 2024년 홍역 예방 접종률이 1차 92.7%, 2차 91%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역은 굉장히 전파력이 높기 때문에 접종률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여러 요인이 겹쳐 감염이 확산하기 쉬운 면역 취약 집단이 연결되면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본도 △홍역백신 2회 접종의 철저한 이행 △접촉자에 대한 신속한 조사와 대응 △의료기관 내 감염관리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일본 소아과학회와 전문가들은 홍역 환자의 절반가량이 10~29세 청년층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자신의 과거 홍역 접종 기록을 직접 확인해 미접종자와 접종 이력을 전혀 알 수 없는 경우 예방 접종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 과거 정기 예방접종이 1회에 그쳤던 30대 후반에 특히 주의를 강조하고 출국 전 여행자클리닉 등에서 상담받도록 안내하고 있다. 대규모 행사 등에 방문할 경우에도 사전에 자신의 예방접종 이력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우리나라 방역당국도 일본 등 홍역 발생 국가를 방문할 경우 예방접종 이력을 반드시 확인하고 의료진과 상담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홍역 백신 2차 접종률은 96.1%로 WHO의 집단면역 확보 권고 기준인 95%를 상회한다. 올 들어 지난달 26일까지 발생한 국내 홍역 환자도 6명으로 현저히 적은 수준이지만, 이중 해외 유입 환자가 4명으로 보고돼 전문가들은 해외여행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하고 있다.
이혜림 질병청 예방접종관리과장은 "해외여행을 계획할 경우 여행 전 홍역 예방백신을 2회 모두 접종했는지 확인하고, 2회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 출국 2주 전까지는 2회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1회 접종만 완료한 어린이의 경우 1회 접종일과 최소 4주 간격을 두고 2차 접종을 해야 한다"며 "위험 국가를 방문하기 전에는 의료진과 상담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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