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말없이 나빠지는 신장, 고혈압·당뇨 있다면 지금 검진"

소변생성부터 노폐물 배출, 수분·혈압 조절하는 다기능 장기
최근 젊은층서 만성콩팥병 환자 증가…"1년에 한 번은 정기검진해야"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신장은 아파도 말하지 않는 장기입니다."

19일 정경환 경희대병원 교수(신장내과)는 '신장(콩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신장은 기능이 절반 이상 떨어질 때까지도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피로감이나 컨디션 저하 정도로 여기다가 지나치기 쉬워 뒤늦게 발견되기 일쑤다. 하지만 그 기능을 한 번 잃게 되면 회복하기 어려워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노폐물 배출부터 혈압 조절까지 담당하는 '신장'…"망가지면 전신질환으로 이어져"

신장은 단순한 '소변 생성 기관'을 넘어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여러 기능을 담당하는 장기다. 주요 역할은 크게 네 가지다. 노폐물 및 독소 배설, 체액·전해질 항상성 유지, 수분 및 혈압 조절, 혈구 생성을 촉진하는 에리스로포이에틴(EPO)과 활성형 비타민 D를 생산하는 내분비 기능이다.

정 교수는 "여러 기능을 담당하는 신장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모든 기전이 동시에 무너져 부종, 고혈압, 심혈관 질환, 빈혈, 골질환까지 전신에 걸쳐 합병증이 발생한다"고 했다.

대표적인 신장 질환으로는 만성콩팥병(CKD), 급성 신장손상(AKI), 신장결석, 신우신염 등이 있다. 국내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가 늘면서 만성콩팥병 환자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했지만 최근 들어 비만과 대사증후군 증가로 젊은 층에서도 만성콩팥병이 늘어나는 추세다. 사구체신염 등 일부 질환은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

가장 경계해야 할 질환은 '만성콩팥병'

정 교수는 이 가운데 가장 경계해야 할 질환은 만성콩팥병이라고 짚었다. 그는 "만성콩팥병은 병이 진행되면서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무엇보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수배 높아 신장뿐 아니라 전신 건강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침묵의 질환'으로 불리지만 그렇다고 초기 발견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정기적인 혈액·소변 검사를 통해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증상이 나타날 때 신장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을까. 대표적으로 소변이 붉게 나오거나 거품뇨가 있으면서 야간 빈뇨, 부종, 고혈압 등의 증상이 있다.

정 교수는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다가 기능이 더 떨어지면 피로감, 식욕 저하, 피부 가려움 같은 요독 증상이 나타난다"며 "말기에는 호흡곤란이나 구토까지 동반돼 투석 등 신대체요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혈압·당뇨 환자는 정기검진으로 꾸준히 관리해야

치료의 핵심은 '원인 관리'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 관리가 기본인 것이다. 특히 당뇨병과 고혈압 관리가 보다 중요하다. 이들 질환은 신장 질환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말기신부전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당뇨병성으로, 전체 당뇨병 환자의 3분의 1에서 콩팥 합병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혈압 역시 신장을 망가뜨리는 주요 원인이다. 정 교수는 "고혈압과 만성콩팥병은 실과 바늘의 관계와 같이 만성콩팥병이 있으면 혈압이 오르고 혈압이 오르면 콩팥 손상이 더욱 악화한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만성콩팥병 환자의 절반이 고혈압을 동반하고 있다. 고혈압은 콩팥의 미세혈관을 망가뜨려 콩팥 기능을 감소시킨다.

생활 습관 관리도 빼놓을 수 없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하루 1.5~2리터의 수분을 적절히 섭취하는 게 도움 된다. 진통제 등 소염진통제의 과도한 사용은 신장 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금연과 절주, 규칙적인 운동, 적정 체중 유지가 필요하다.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는 경우에는 1년에 한 번 이상 혈액·소변 검사를 통해 신장 기능을 확인하는 게 권고된다.

신장 질환은 초기에 발견하면 진행을 늦추고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지만, 방치하면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정 교수는 "신장은 한 번 손상되면 완전히 회복되기 어렵지만, 꾸준한 관리로 말기로의 진행을 충분히 늦출 수 있다"며 "특히 당뇨병, 고혈압을 가진 분이라면 지금 당장 소변, 혈액 검사로 신장 건강을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