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빛으로 알츠하이머 치료?…"기억력 향상 확인"
'40Hz 감마 자극' 치료 기술 특허…독성 단백질 감소도
손종희 교수 연구팀 "디지털 치료제 핵심 교두보 될 것"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약물치료에 의존해 오던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새로운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손종희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3일 소리와 빛을 활용한 '40Hz 감마 주파수 자극'으로 알츠하이머병 관련 뇌 병리와 인지 기능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음을 입증하고,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제10-2935657호)등록을 완료했다고 16일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과 인지 기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와 같은 독성 단백질이 쌓이면서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알츠하이머병 환자 수는 2019년 49만 5117명에서 2023년 62만 4178명으로 4년 새 26%(12만 9061명) 증가했다.
하지만 현재 알츠하이머병 치료는 아밀로이드 베타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와 인지기능 완화 중심 약물치료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치료 효과의 한계와 장기 투여에 따른 부담으로 새로운 치료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40Hz 감마 주파수'에 주목했다. 뇌의 인지 기능과 밀접하게 연관된 이 주파수를 소리와 빛으로 외부에서 자극하면 약물 투여 없이도 뇌 기능 개선을 유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전 세계 치매 환자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후기 발병 산발성 알츠하이머병을 재현하기 위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 유전자(ApoE4)를 가진 6개월령(사람의 중장년기) 실험용 쥐를 연구 모델로 선정했다.
실험에 앞서 물속에서 숨겨진 발판을 찾는 '수중 미로 훈련'을 5일간 실시해 모든 실험군의 학습 능력을 균일하게 맞췄다.
이후 소음이 차단된 환경에서 40Hz 주파수의 소리와 빛 자극을 하루 2시간씩 14일간 제공했다. 그 결과, 공간 기억력을 평가하는 '행동검사(Y-maze)'에서 40Hz 자극군의 정답률은 71.46%로,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의 정답률 43.17%를 크게 앞질렀다.
뇌 조직 분석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확인됐다.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해마(CA3)에서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 수치가 대조군(3282.00) 대비 청각 자극군(1174.67)에서 약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기억 형성에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농도는 대조군(31.01nmol/mg)보다 시청각 복합 자극군에서 최대 48.02nmol/mg까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는 감마 주파수 자극이 뇌 내 독성 단백질 축적을 억제하고 신경전달 체계 회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세포 단위에서도 보호 효과가 확인됐다. 뇌에서는 세포의 생존과 사멸을 조절하는 단백질들이 균형을 이루며 작동하는데, 40Hz 소리와 빛 자극은 이러한 '세포 생존 균형'을 뇌세포 보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멸을 유도하는 단백질(Bax)은 대조군(0.99) 대비 청각 자극군(0.64)에서 약 35% 감소했다. 반면 세포를 보호하는 단백질(Bcl-2)은 대조군(1.76)보다 시청각 복합 자극군(1.96)에서 증가했다.
실제 뇌세포 사멸을 나타내는 지표(TUNEL 양성 세포) 역시 대조군(0.39) 대비 자극군(0.11~0.13)에서 약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연구팀은 "40Hz의 소리와 빛 자극이 뇌세포 사멸 신호는 억제하고 세포 보호 기전을 강화해 뇌세포 손상을 완화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는 실제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후기 발병 산발성 알츠하이머병 모델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기존 유전성 치매 모델 중심 연구들과 차별화된다"며 "비용 부담과 부작용 위험이 따르는 약물 치료의 한계를 넘어 소리와 빛이라는 비침습적 자극만으로 뇌 기능 회복을 유도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종희 교수는 "이번 특허 등록은 환자가 일상에서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디지털 치료제 및 개인 맞춤형 스마트 치매 관리 시스템 개발의 핵심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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