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년간 사람·동물·수산 항생제 '1645톤'…정부 첫 통계
범부처 '국가 항생제 사용량 및 내성률 다부문 통합 보고서'
국내 첫 항생제 총사용 규모 한눈에 파악…가축 46% 인체 39% 수산 12%
-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정부가 처음으로 사람과 동물, 수산에 사용된 항생제 사용량을 통합해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사용한 항생제 규모는 1645톤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정부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와 함께 '국가 항생제 사용량 및 내성률 다부문 통합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국내 처음으로 항생제 총사용 규모를 한눈에 보여주는 통계다.
그간 국내에서는 인체와 동물, 수산 분야의 항생제 사용과 내성 현황이 부처별로 따로 관리돼 전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인체는 의료기관 중심으로 항생제 사용량과 임상적으로 중요한 내성균을 감시해 왔고, 비인체 분야는 가축과 반려동물, 식품(축산물)을 대상으로 항생제 사용 및 내성 실태를 조사해 왔다.
이번 보고서는 인체와 비인체 분야를 합친 통합 수치를 처음 제시해 사용량과 내성률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항생제 내성 문제가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통합 관리 체계 마련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적으로도 인체와 동물, 환경을 함께 관리하는 통합 감시체계 구축이 강조되는 흐름이다.
국내 항생제 사용량과 내성률은 인체와 비인체 분야 모두에서 우려되는 수준이다. 2023년 기준 국내 항생제 총사용량은 1645.7톤으로 집계됐다. 가축이 758톤(46.1%)으로 가장 많았고, 인체 650톤(39.5%), 수산 208톤(12.7%) 순이었다.
인체 항생제 사용량은 31.8 DID(인구 1000명당 1일 항생제 사용량)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9.5)보다 1.6배 높은 수준이다. OECD 32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
문제는 항생제 사용과 함께 내성률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법정감염병 6종 가운데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 내성률은 7.2%(환자 3만 8405명)로 4년 새 5.5배 증가하며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동물과 수산 분야에서도 항생제 남용이 이어지며 항생제 내성률은 주요 선진국보다 높다. 동물 분야에서는 돼지 유래 대장균의 암피실린(Ampicillin) 내성률이 70% 내외, 닭에게서는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 내성률이 70% 내외로 나타났다.
항생제 내성은 치료 실패와 사망 증가로 이어져 국민 건강을 위협할 뿐 아니라 국경을 넘어 보건·환경·경제적 손실을 야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9년 항생제 내성을 세계 10대 건강 위협으로 선정했다. WHO는 국제 협력과 함께 인체와 동물, 환경을 함께 관리하는 '원헬스(One Health)' 기반 대응과 통합 감시체계 구축을 각국에 강력히 권고해 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범부처 차원의 '제3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 대책(2026~2030)'을 발표하며 사용량 감축과 내성 관리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항생제 내성은 사람과 동물, 식품을 통해 확산하는 만큼 개별 부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통합 감시를 기반으로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해당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항생제 사용량과 내성률을 연계한 관리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ur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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