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식욕억제제 5만여 정 불법처방한 의사 검찰 송치

비만 아닌 환자 24명에게 펜터민 등 과다·중복 처방
진료 없이 처방전 발급하기도…"중독의심 투약자 재활 권유"

식품의약품안전처 전경(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 뉴스1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경기 용인시 소재 가정의학과의원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7년여간 비만이 아닌 환자에게 펜터민 등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불법으로 처방해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비만이 아닌 환자 24명에게 마약류인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성분의 식욕억제제를 과다·중복처방하거나 진료 없이 처방한 의사 A 씨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9월 식약처가 마약류 전담 수사팀을 구성한 이후 의료진의 마약류 불법 처방에 대해 형사 조치한 첫 사례다.

식약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의사 A 씨가 식욕억제제를 장기간 처방한 정황을 확인했다. 의사 등 외부 전문가의 의학적 타당성 검토를 거친 결과 오남용이 의심돼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진행했다.

수사 결과 A 씨는 2019년 1월 29일부터 지난 1월 24일까지 체질량지수(BMI)가 20 내외로 식욕억제제 처방이 불필요한 특정 환자 24명에게 치료 외 목적으로 식욕억제제를 총 907회에 걸쳐 5만 2841정을 처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식욕억제제는 BMI가 일반인의 경우 30 이상일 때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의사 A 씨는 비만이 아닌 환자가 식욕억제제를 계속 요구한다는 이유로 147개월 동안 식욕억제제 1만 7363정을 과다하게 장기간 처방했다. 또 직접 진료 없이 접수대에서 바로 마약류인 식욕억제제 처방전을 발급하거나 중복처방하는 등 중독성 있는 마약류를 불법 처방한 것으로 드러났다.

식욕억제제는 의료용 마약류 식욕억제제 안전사용기준에 따라 4주 이내로 처방해야 하며, 총 처방기간은 3개월을 넘지 않게 돼 있다.

일명 '나비약'으로 불리는 펜터민 등 식욕억제제는 의존성, 금단증상을 일으킬 수 있고 심혈관계 이상(두근거림, 고혈압, 폐동맥고혈압), 정신신경계 이상(불안, 불면, 우울증, 중독)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치료 목적이 아닌 경우 의사도 처방이 제한된 향정신성 의약품이다.

식약처는 이번 수사 과정에서 중독이 의심되는 투약자 24명에게 식약처 산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운영하는 '1342용기한걸음센터(24시간 마약류 전화·문자 상담센터)' 이용을 권유해 재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