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한국서 나눔 베푼 중국인 김용길 씨…뇌사 후 4명 살리고 하늘로

중국에서 학교 졸업 후 2008년 이후 한국 영주권 취득
"작은 일 먼저 나서서 돕는 따뜻한 사람"

기증자 김용길 씨(65).(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5일 고대 구로병원에서 김용길 씨(65)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30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달 2일 두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의료진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이후 뇌사 장기기증으로 폐,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해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1960년 중국 장춘에서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난 김 씨는 학교를 졸업하고 백화점에서 물류 일을 했다. 2008년 한국에 입국해 영주권을 취득하고 식당 일과 용접을 하면서 한국에서 생활했다.

그는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고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여행을 즐겨 다녔다. 힘든 일상에서도 언제나 아내에게는 다정했고 자녀에게는 튼튼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자상한 아버지였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작은 일이라도 먼저 나서는 따뜻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삶의 태도를 잘 알고 있던 가족들은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김 씨의 아내 박인숙 씨는 "여보, 나랑 보낸 시간 동안 잘 대해줘서 정말 고맙고 사랑해. 하늘나라에서 편히 잘 지내고, 늘 그랬듯이 그곳에서도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면서 지내.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지내"라고 말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따뜻한 나눔을 베풀고 살던 기증자 김용길 님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생명나눔을 실천해 주신 사랑의 마음에 감사드린다"며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기적과 같은 일이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고 밝게 밝히는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