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관 질병청장 "감염병 대응 수준 높인다…AI 데이터 기반 마련 최우선"

[뉴스1 초대석] "다음 팬데믹 시점 알 수 없지만 대응 방향은 확실"
AI활용 '데이터 기반 기관'으로 혁신…"지금이 대비 골든타임"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0일 뉴스1과 만나 다음 팬데믹에 대비한 고도화 계획을 설명했다.(질병청 제공)

(청주=뉴스1) (대담=김희준 바이오부장) 조유리 천선휴 기자

"다음 팬데믹이 언제, 어떤 형태로 올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응 방안은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초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 구조 변화는 분명한 만큼 이에 맞춘 더 정교하고 효율적인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데이터 기반 기관으로 혁신…감염병 효율 대응할 것"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반 혁신을 통해 감염병 대응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데이터→정책→연구→데이터'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질병청을 '데이터 기반 기관'으로 혁신하겠다는 계획이다.

임 청장은 이달 20일 뉴스1 인터뷰를 통해 "AI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양질의 데이터를 위해 수집·표준화·검증하는 기반을 먼저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질병청은 청장을 단장으로 하는 '질병관리 인공지능 추진단'을 중심으로 감염병, 검역, 만성질환, 보건연구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부서별로 분산된 데이터를 공유·연계하기 위한 조직 문화 개선도 병행을 추진한다.

임 청장은 "추진단을 중심으로 연말까지 AI 활용을 위한 데이터 기반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겠다"면서 "내년에는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과 예산 확보를 거쳐 2028년 인프라 구축, 2029년 가시적 성과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청장은 초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 구조 변화에 맞춰 효율적인 감염병 대응 체계를 갖춰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AI를 활용한 '데이터 기반 기관'으로 혁신하는 게 질병청의 미션이다. (질병청 제공)
AI 기반 국민 체감 서비스 제공…감염병 유형 따른 맞춤 대응전략 마련

질병청의 이런 전략은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하는 기관의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다. 임 청장은 "질병청의 사업 성과는 보고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로 남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사업과 연구 결과가 데이터로 축적되고, 이를 다시 정책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국가 보건 역량이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AI 기반 공공 서비스 전환을 추진해 국민이 체감할 변화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질병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공공AX(AI 전환) 프로젝트를 통해 대화형 감염병 AI 상담 서비스와 AI 기반 맞춤형 건강 습관 개선 리포트를 개발하고 있다. 감염병 유행 시 최신 방역 지침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24시간 일관된 답변을 제공하고, 개인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건강관리 방향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해당 서비스는 올해 내 실증·검증을 거쳐 내년에 본사업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를 전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이달 신설된 질병관리인공지능담당관을 활용할 방침이다.

이에 맞춰 감염병 대응 체계 역시 전면적인 고도화에 들어갔다. 질병청은 코로나19 이후를 단순한 감염병 '종식'이 아닌 다음 팬데믹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보고 있다. K방역의 상징인 3T(검사·추적·격리) 전략에 더해 감염병 유형에 맞춘 단계별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핵심은 '위험의 실체 규명'과 '위험을 낮추는 수단 확보'다. 초기에는 병원체·임상·역학 데이터를 신속히 확보해 위험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후 백신·치료제 등 대응 수단을 빠르게 개발·도입하는 구조다. 임 청장은 "과잉 대응도, 과소 대응도 아닌 최적의 대응을 위해서는 결국 데이터가 기반이 돼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이러한 일련의 과제를 "지금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역설하며 "코로나19의 기억이 남아 있는 지금이 제도와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초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의 변화로, 앞으로는 자원의 투입을 늘리는 방식보다 데이터 기반의 효율적이고 정교한 대응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에 맞춰 속도를 내는 게 질병청의 미션이라고 강조했다.

임 청장은 코로나19 대응 기억이 남아있는 지금이 다음 팬데믹을 대비할 적기라고 진단했다.(질병청 제공)

다음은 임 청장과의 일문일답.

-올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과제는 무엇인가.

▶ '감염병 위기관리 체계 고도화'다. 코로나19 엔데믹은 단순한 유행의 종료가 아니라 다음 팬데믹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법·제도 정비와 인프라 구축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사회적 기억이 남아 있는 지금이 체계를 바꿀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전담 추진단을 발족해 대응체계 전반을 재설계하고 있다.

-mRNA 백신 개발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나.

▶ 올해 2월 코로나19 mRNA 백신 비임상 연구를 마쳤고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핵심 요소기술과 생산 기반을 확보했으며, 2개 기관이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하반기에는 임상 2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비임상부터 임상 3상까지 전 주기를 지원해 기술 격차를 줄이고, 신속한 상용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 피해 대응 전략은.

▶ 최근 폭염 등 기후 변화로 온열질환자가 많이 증가하는 등 건강 영향이 현실화하고 있다. 단기 대응을 넘어 중장기 기후보건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응급실 감시체계를 고도화해 발생 현황을 넘어 예측 정보까지 제공하고자 한다. 특히 고령자, 야외 근로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건강수칙을 강화하고 오는 5월 기상청과 협업해 온열질환 예측정보를 대국민 제공할 예정이다.

-초고령사회에서 만성질환 대응 계획은.

▶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만성질환이 전체 진료비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제도와 재정을 담당한다면, 질병청은 과학적 근거 생산과 고위험군 관리에 집중하는 기관이다. 데이터 기반으로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국민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예방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희귀질환자 지원 확대 방안은.

▶ 희귀질환은 조기진단과 의료비 부담 완화가 핵심이다. 진단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해 환자와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있다. 또한 전문기관 확대를 통해 지역에서도 치료가 가능하게 하고 국가 단위 데이터 축적을 통해 정책과 연구의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범부처 협력을 통해 의약품 공급 안정성도 함께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청장으로서 본인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질병청은 과학적 역량이 뛰어난 조직이다. 제가 맡은 역할은 이 과학적 성과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점검하고, 정책과 현장 간 간극을 줄이는 것이다. 감염병 대응 경험을 바탕으로 중앙 행정에 현장성을 더하고, 정책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피드백하는 것이 제 책무라고 생각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

임승관 청장은 이재명 정부에서 제4대 질병관리청장으로 발탁된 감염병 전문가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과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응단장을 맡아 현장 대응을 총괄하며 위기 대응 역량을 인정받았다. 이후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 설립추진단장을 맡아 국가 감염병 대응 인프라 구축에도 관여했다. 서울 출생으로 아주대 의대를 졸업하고 아주대병원 감염내과 조교수와 감염관리실장을 지내며 감염병 진료와 병원 감염관리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결핵·말라리아·HIV 등 취약계층 감염병 관리에도 적극 참여해 공공의료 현장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임 청장은 취임 이후 '넥스트 팬데믹 대비'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mRNA 백신 개발 지원과 감염병 대응체계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1974년 서울출생 △아주대 의대 △아주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감염관리실장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응단 단장 △대한감염학회 정책기획이사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 설립추진단장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