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조기발견율 10% 미만 '췌장암'…주요 의심 증상은
소화·혈당 조절 관여하는 '췌장'…위 뒤쪽 위치해 초음파 관찰 어려워
"가족력, 50세 이후 당뇨 발생, 지속적인 소화불량 시 검진 필수"
-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췌장암은 주요 암 가운데 5년 생존율이 가장 낮은 암 중 하나로 꼽힌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당수 환자가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된 뒤에야 진단받는다.
8일 강진구 강동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암은 조기 발견율이 10% 미만으로 매우 낮은 암"이라며 "현재까지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정확한 검사법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진단 당시 췌장에만 국한된 국소 단계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10% 미만이며, 다른 부위로 전이가 된 경우는 절반 이상으로 보고됐다.
췌장암을 유독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이유는 장기의 위치와 관련이 있다. 췌장은 위 뒤쪽 깊숙한 곳에 있으며, 음식물 소화를 돕는 소화 효소와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문제는 위 뒤쪽에 위치해 위의 가스나 음식물 때문에 복부 초음파로 췌장 전체를 관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더해 초기에는 통증이나 뚜렷한 신체 변화가 거의 없어 조기 진단이 쉽지 않다.
하지만 완전히 증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몇 가지 몸의 이상 신호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갑작스러운 당뇨와 복통, 체중 감소, 황달 등이 있다.
특히 췌장 머리 부분에 암이 생기면 담관이 막히면서 피부나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나타날 수 있다. 췌장 기능이 떨어지면 지방 소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기름기가 많고 물에 뜨는 회색빛 변(지방변)이 나타나기도 한다.
강 교수는 "복통이나 황달뿐 아니라 50세 이후 당뇨가 새롭게 발생하거나 기존 당뇨가 갑자기 조절되지 않는 경우 췌장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일반 검사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지속적인 소화불량이나 오심, 구토 증상이 이어질 경우 영상 검사에서 췌장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췌장암에서 나타나는 통증은 일반적인 근육통이나 복통과 양상이 다소 다르다. 통증이 명치 부근에서 시작해 등으로 퍼지는 특징이 있으며 자세에 따라 통증이 달라지기도 한다. 강 교수는 "췌장암 통증은 소화불량이나 체중 감소 등 소화기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며 "똑바로 누워 있기 힘들 정도로 통증을 호소하다가 허리를 숙이면 통증이 완화되는 특징을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요 위험 요인은 만성 췌장염이다. 췌장염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소화 효소가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췌장 조직을 자극하면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러한 염증이 반복되면 췌장 조직이 지속해서 손상되고 회복 과정에서 세포 변이가 축적되면서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강 교수는 "만성 췌장염은 증명된 췌장암 위험 요인"이라며 "일반인 대비 췌장암 발생 위험이 약 13배 정도 높다"고 말했다. 췌장염의 주요 원인으로는 과도한 음주와 담석이 꼽힌다. 알코올은 췌장 효소 분비를 증가시켜 염증을 유발할 수 있고, 담석은 담관을 막아 췌장액의 흐름을 방해하면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 밖에도 흡연, 고중성지방혈증, 비만, 가족력 등도 췌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흡연은 췌장암 위험을 크게 높이는 대표적인 생활 습관 요인으로 꼽힌다.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쉽지 않지만 고위험군이라면 정기적인 검진이 도움이 된다. 췌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 췌장염이 있는 경우, 또는 50세 이후 새롭게 당뇨가 발생한 경우에는 6개월~1년 주기로 CT나 MRI, 내시경 초음파 같은 영상 검사를 받는 것이 권고된다.
최근에는 치료 성적도 과거에 비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강 교수는 "여전히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항암제와 선행 항암요법 등이 발전하면서 췌장암 5년 생존율이 10% 미만에서 10% 중반대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생활 습관 관리가 췌장암 예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강 교수는 "금연과 적정 체중 유지가 중요하고, 고지방·고열량 식단이나 붉은 육류, 가공육 섭취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당뇨나 췌장염이 있는 경우에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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