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감염 위험 큰 '동물 살처분 인력' 98%가 외국인…방역 구멍 우려

2024~2025년 동물인플루엔자 184건 발생, 전년 대비 3.7배 증가
고위험군 대부분 외국인…"교육 등 소통 어려움 존재"

지난해 12월 2일 경기 평택시 평택시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확인돼 방역당국이 통제 및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철새 도래지가 위치해 조류 독감을 비롯한 동물인플루엔자(animal influenza, AI)가 많이 발생하는 호남권에서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의 대부분이 외국인 근로자로 나타났다. 특히 살처분 인력의 98%가 외국인으로, 의존도가 매우 높아 방역 현장의 관리 체계와 인력 구조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질병관리청 공식 학술지 'Public Health Weekly Report'에 따르면 2024~2025절기 호남권에서 AI는 총 184건 발생해 지난 절기(2023~2024절기) 50건과 비교해 약 3.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은 국내 최초로 야생 포유류인 삵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지역이다. 조류에서만 확인되던 AI 바이러스가 포유류로 전파된 국내 첫 사례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호남권 중에서도 서해안과 인접한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으며, 전북이 전체의 83%를 차지했다.

인체감염 고위험군은 2961명으로 집계됐다. 고위험군은 AI에 감염된 가금류나 오염된 환경에 접촉해 인체감염 가능성이 있는 집단으로 농장 종사자, 살처분 작업자, AI 대응요원 등이 포함된다. 질병청과 지자체 등 대응 기관은 고위험군의 증상 발현 여부를 조기에 파악하기 위해 이들을 대상으로 최대 10일간 능동 감시를 실시한다.

고위험군 가운데 81%(2407명)는 살처분 작업자였으며 농장 종사자 317명, 대응요원 61명, 시료채취자·운반자 등 기타 인원 176명이었다.

살처분 현장 외국인 의존도 98%…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순

특히 고위험군 가운데 외국인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었다. 전체 고위험군 가운데 외국인은 61.5%(1822명)였다. 살처분 작업자만 보면 외국인이 98.6%에 달했다. 국적은 태국(975명), 캄보디아(233명), 베트남(203명) 등 동남아 국가 출신이 다수를 차지했다.

초기 대응의 최전선인 살처분 현장의 외국인 의존도가 매우 높은 데다, 일부 예방조치에서 미흡한 사례가 보고돼 다국어 예방 교육과 대응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구진은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가 높은 인력 구성은 현장에서 교육을 비롯한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존재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위험군 가운데 인체감염 확진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감염 의심환자로 분류된 사례 가운데 시료채취자에서 개인보호구 착용이 미흡한 사례가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며 "예방조치의 안정적 이행을 위한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대규모 살처분 시 대응 절차가 단계별로 체계화되지 않아 보건소 내 혼잡도가 증가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살처분 작업자에 대한 신분 확인과 예진, 예방접종 등 선별 관리가 원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호구 탈의를 위한 중간 구역 미지정, 야간·주말 예진 인력 부족, 계절 인플루엔자 백신 수급 문제로 인한 투입 지연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절기 중 인체감염 의심 환자 4명이 보고됐으나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 확진 사례는 없었다면서도, 무증상 감염 여부를 평가하기 위한 항체 검사 확대와 동물·보건 부서 간 정보 공유 강화, 살처분 절차의 체계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