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전 "아침마다 배 아파요"…'개학 증후군' 주요 증상과 대처법은

환경 변화에 대한 스트레스 반응으로 복통·두통·불면 호소
"개학 1~2주 전부터 수면패턴 등 생활리듬 돌려야"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는 시기, 복통과 두통, 수면장애 등을 호소하거나, 심지어는 등교를 거부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단순한 꾀병으로 넘기기 쉬우나, 이러한 반응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실제 심리·신체적 긴장이 높아 발생하는 '개학 증후군'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개학 증후군', 학교를 '위협'으로 인식하며 나타나는 스트레스 반응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개학 증후군'은 방학에서 학기로 전환되는 시기에 아이들이 겪는 심리적·신체적 부적응 반응을 통칭하는 대증적 표현이다. 공식적인 의학 진단명은 아니나, 의료 현장에서는 개학 증후군의 증상이 임상적으로 의미 있다고 말한다. 소아·청소년 정신의학에서 다루는 적응장애(Adjustment Disorder), 분리불안장애(Separation Anxiety Disorder), 또는 신체증상장애(Somatic Symptom Disorder)의 초기 양상과 겹치는 부분도 많다.

김현주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교수는 개학 증후군의 핵심은 "환경 변화에 대한 스트레스 반응"이라며 "방학 동안의 자유로운 생활 리듬에서 규칙적인 학교생활로 돌아가는 과정, 학업·교우관계·평가에 대한 부담, 부모와의 분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아이들의 심리적 긴장이 높아지고, 이것이 다양한 신체 증상으로 표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반응으로는 복통, 두통, 메스꺼움, 구토, 설사, 어지러움, 피로, 두근거림, 불면 등 기능적 신체 증상이 있다. 이 외에도 등교 거부 행동이나 짜증 증가, 울음, 위축, 퇴행 행동 등이 있다. 특히 등교 거부를 보이는 아이들에서 신체 증상의 빈도가 최대 79.4%에 달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 교수는 "어린아이일수록 자신의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심리적 고통이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며 "'배가 아파요', '머리가 아파요'라는 말이 사실은 '학교 가기가 무서워요', '불안해요'라는 의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3월과 9월 전후로 의학적으로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 신체 증상을 호소하거나 등교를 거부하는 아이들의 내원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 기전은 비교적 명확하다. 아이가 학교를 위협이나 공포로 인식하면 뇌의 편도체를 중심으로 한 위협 탐지 시스템이 활성화되며 전신으로 스트레스 반응이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교감신경이 항진되며 복통이나 메스꺼움, 두근거림이나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즉, '꾸며낸 통증'이 아니라 실제 생리적 반응이다.

"'배 아파요'는 '불안해요'라고 이해해 주세요"

많은 부모가 가장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은 꾀병 여부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패턴이 보이면 단순한 꾀병이 아닌 스트레스 관련 신체 증상을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상이 △등교 전 아침에 집중되고, 주말·방학에는 호전 △매일 비슷한 시간에 반복적으로 나타남 △평소보다 짜증·울음·위축 행동이 함께 나타남 △잠들기 어려워하거나, 악몽을 꾸거나, 아침에 일어나지 못함 △진심으로 괴로워하는 표정·창백함·식은땀 등이 나타날 경우다.

또한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소아청소년과 또는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는 것이 권장된다. △신체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며 호전되지 않을 때 △등교 거부가 반복돼 학교생활에 실질적 지장이 있을 때 △체중 감소·발열·혈변 등 기질적 신체 질환을 시사하는 경고 증상(red flag)이 동반될 때 △아이가 "죽고 싶다", "사라지고 싶다" 등의 표현을 할 때 △부모의 위로나 안심에도 불안이 전혀 줄어들지 않을 때 등이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만약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되거나, 체중 감소·발열·혈변 등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기능 저하가 동반될 경우에는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학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개학 최소 1~2주 전부터 수면 시간을 15~30분씩 앞당기는 등 생활 리듬을 점진적으로 전환하는 게 중요하다. 담임 선생님과 교실, 일정을 미리 알려주고, "괜찮아"보다는 "긴장될 수 있어", "오늘 하루 학교 다녀온 것만으로도 대단해"라는 식의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공감·인정해 주는 대화가 필요하다.

최 회장은 "아이의 몸은 마음의 긴장을 가장 솔직하게 표현하는 도구"라며 "개학은 아이에게도 하나의 큰 전환기로, 수학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하다고 느끼는 경험'"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모가 긴장하면 아이도 예민해진다"며 "부모님의 이해와 안정적인 태도가 아이에겐 어떤 약보다 효과적인 치료가 된다"고 당부했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