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경 식약처장 "의약품 허가·심사기간 세계 최단 240일내로 줄이겠다"

[뉴스1 초대석] "글로벌 규제 네비게이터로 국제 기준 선도"
"198명 전문인력 채용 진행 중 …국민 체감 정책 성과낼 것"

오유경 식약처장이 6일 서울 양천구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뉴스1과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2.6 ⓒ 뉴스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대담=김희준 바이오부장) 조유리 구교운 기자 =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올해내 바이오시밀러 등 의약품·의료기기 허가·심사 기간을 현행 420일에서 세계 최단 수준인 240일 이내로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다. 속도 혁신을 통해 바이오 등의 산업을 키우고 글로벌 규제 기준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허가·심사기간 세계 가장 짧게 단축…198명 전문인력 채용 진행

오 처장은 이달 6일 서울지방식약청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갖고 "허가·심사 240일 단축은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니라 안전성을 철저히 확보하면서 심사 효율을 혁신해 국민에게 치료제를 더 신속히 공급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 식약처의 심사 인력을 300명 확충해달라고 요구했다. 글로벌 신약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인력 부족으로 인한 심사 지연은 곧 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통령은 즉시 증원하라고 화답했다.

오 처장은 "식약처 역대 최대 규모인 198명의 전문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고, 예비검토 강화, 동시·병렬 심사 등 심사체계 혁신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속도전이 부실 심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오 처장은 "전문가 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한 시스템 구축, 항목별 동시·병렬심사를 통해 철저히 대비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식약처의 속도전은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식약처는 최근 유럽에서 이슈가 된 '식중독 분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내에서 생산·수입된 분유 제품 총 113품목을 전수 조사했다. '국내 제품은 안전하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150명이 나흘 밤을 새웠다.

오 처장은 "국민 안심에는 골든타임이 있기 때문에 식약처는 매 순간 긴장하고, 안전을 위해 뛰어다닐 수밖에 없다"고 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의약품·의료기기 허가·심사 기간을 세계 최단인 240일로 단축하겠다고 강조했다. ⓒ 뉴스1 권현진 기자
K-식약처, 글로벌 규제 내비게이터로 국제 기준 선도할 것

K-푸드, K-뷰티 등이 세계를 휩쓰는 상황에서 식약처는 규제 기준을 선도하기 위해 해외 규제기관과의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해 WHO(세계보건기구)가 인증하는 우수규제기관 목록(WLA)에 의약품·백신 분야의 8개 모든 기능을 등재하는 쾌거를 이뤘다. WLA에 모든 기능을 등재한 국가는 한국, 미국, 스위스 등 5곳뿐이며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유일하다. WHO가 식약처의 규제시스템과 수행능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한 것이다.

오 처장은 "WLA 참조기관으로 인정되며 GMP 등 현지 실사가 10개월에서 3개월 미만으로 단축됐다"며 "실제로 지난 1월에 UAE에서 한국을 공식 참조국으로 인정하면서 기업들은 우리나라 허가만으로 허가 신청을 할 수 있게 돼, 중동시장 수출길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오 처장은 "식약처는 글로벌 기준과 조화하며 길을 안내하는 '규제 내비게이터'가 돼야 한다"며 "국내 안전관리 수준을 유지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우리가 만든 기준이 글로벌 기준을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식약처는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국민 체감 정책'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처장 개인 유튜브(오유경 안심톡톡), 인스타그램, X 등 SNS 채널을 개설했다. 그는 "식약처 정책은 국민의 일상과 바로 맞닿아 있는 만큼 더 쉽게,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방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올해 '안심을 기반으로 한 성장'에 나설 계획이다. 오 처장은 "안전을 지키는 식약처의 업무는 잘할수록 드러나지 않는다. 문제가 없으면 뉴스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식약처는 물밑에서 계속해서 갈퀴질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SNS를 통한 실시간 소통을 늘려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2026.2.6 ⓒ 뉴스1 권현진 기자

다음은 오 처장과의 일문일답.

-역대 최장수 식약처장이다. 재임 기간만큼 책임의 무게도 클 것 같다.

▶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부처로서 매 순간 무거운 책임감이 따랐다. 배달 음식 이물 혼입, 학교 식중독부터 의약품 불순물, 글로벌 공급망 이슈로 인한 수급 불안 등은 일상은 물론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직원들과 깊게 소통하며 문제를 풀어갔다. 특히 청소년의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문제로 고민이 많았고, 1342 한걸음 센터 등 예방·재활 인프라 확충에 힘썼다. 국제 협력과 미래를 위한 준비에도 공들이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식품 규제기관장 협의체(ARFRAS) 발족을 주도하고, 세계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 우수규제기관에 모든 기능을 등재하는 등 성과를 냈다. 공직자의 1시간은 국민 전체의 5200만 시간이라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새 정부에서 반드시 이루고 싶은 과제는.

▶ 일상에 숨어있는 위해로부터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켜, '식의약 안심이 일상'이 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국민 목소리를 듣고 필요한 정책은 신속히 개선하겠다. 무엇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약품·의료기기를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 허가·심사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198명의 전문인력을 채용 중이다. 예비검토 강화와 동시·병렬심사 도입, AI 기반 심사보조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연내 240일 이내 단축을 반드시 달성하겠다.

-속도전이 부실 심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 속도와 안전은 양립할 수 있다. 허가 신청 전 예비검토를 통해 자료 완결성을 높여 시행착오를 줄이고, 품질·임상 등 분야별 전문가가 동시에 심사하는 동시·병렬심사를 도입한다. 또한 AI·항체약물접합체·바이러스 유전체 등 신기술 전문가를 대폭 보강해 빠른 심사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이미 신약 심사기간을 425일에서 295일로 단축한 경험이 있다. 체계 혁신을 통해 안정적으로 세계 최단 수준으로 줄여가겠다.

-K-푸드·K-뷰티 확산 속 식약처의 국제적 위상은.

▶ 지난해 식품 수출은 128억 5000만 달러, 화장품 수출은 102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식약처는 비관세장벽 해소를 위한 규제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식품 규제기관장 협의체(APFRAS)를 주도했고, 올해부터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가공과채류분과위원회 의장국으로서 우리 기준의 세계화를 추진 중이다. 의약품·백신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WHO 우수규제기관에 전 기능이 등재됐고, UAE로부터 공식 참조국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글로벌 기준 설계를 통해 K-식의약의 신뢰를 높이겠다.

-의료용 마약류 관리 목표는.

▶ 올해 오남용 통합감시시스템(K-NASS)을 구축한다. 기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데이터 약 10억 건에 건강보험 정보 등을 연계해 AI로 신속·정밀하게 분석한다. 사각지대 없이 오남용을 차단하고, 예측 알고리즘으로 오남용을 사전 예방하는 것이 목표다.

-AI 캅스 운영 현황과 성과는.

▶ 지난해 11월 도입한 AI 캅스는 온라인 불법유통·허위광고를 자동 모니터링한다. 최근 두 달간 적발 건수가 약 16% 증가했다. 평균 37일 걸리던 차단 처리 기간도 7일 이내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한다. AI를 업무 전반에 확산해 위해 요소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

-SNS 소통을 활발히 하고 있다. 국정자원 화재에 신속히 대처해 국무회의에서 칭찬받은 영상이 화제다.

▶ SNS는 국민들과 친밀하게 소통하는 창구다. 식약처 정책은 국민의 일상과 바로 맞닿아 있는 만큼, 보다 쉽게,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방법이 필요했다. 유튜브 '오유경 안심톡톡'을 비롯해 다양한 채널에서 정책을 설명하고 현장 의견을 듣고 있다. 국무회의 발언 영상이 화제가 됐을 때도 뿌듯함보다 책임감을 더 느꼈다. 국민이 이해하고 체감하는 정책을 만들겠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오유경 식약처장은 윤석열 정부 초대 식약처장에 임명된 뒤 이재명 정부에서 유임됐다. 올해로 4년 차, 역대 가장 오래 식약처를 이끌고 있다. 그는 산업·학계·연구·관가를 두루 거친 약학, 제약·바이오 산업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경남 창원 출생인 그는 서울대 약학대학과 동대학원 물리약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주립대에서 약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보령제약 개발부와 SK케미칼 생명과학 연구개발실에서 근무했다. 2009년에는 서울대 약대 교수로 부임했으며 2021년에는 서울대 약대 첫 여성 학장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9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전산망이 마비됐을 때 별도 홈페이지를 만들어 신속히 민원을 처리하며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칭찬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65년 창원생 △서울대 약대 △보령제약 개발부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세포생물학과 △SK케미칼 생명과학 연구개발실 △특허청 약품화학과 △CHA의과대학교 의학과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 교수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제29대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학장 △제38대 한국약제학회 회장 △제7대 한국약학교육협의회 이사장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