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은 200일, 접종은 300일 내"…질병청, 신종감염병 관리 체계 개편
질병청 '신종 감염병 위기관리체계 고도화' 방안 발표
방역-의료-사회 대응 '통합 관리'
- 조유리 기자
(청주=뉴스1) 조유리 기자 = 질병관리청은 미지의 새로운 감염병, 일명 '질병 X(disease X)'가 유행할 시 100일 안에 병원체 실체를 규명하고, 200일 안에 백신 개발 완료, 300일 안에는 백신 접종을 완료하는 내용의 '감염병 위기관리체계 고도화' 방안을 발표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19일 충북 청주 모처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팬데믹이 종식되고 회복이 끝났다면 곧바로 다음 감염병 위기에 대비하는 단계로 들어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 청장은 "그동안 (방역 당국은) 위기가 닥쳤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집중해 왔지만, 팬데믹은 수년에 걸쳐 이어지는 재난으로, 국민을 제대로 보호하기 위해 대응 이후의 회복과 다음 대비까지를 하나의 시간 축에서 보고 팬데믹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감염병을 크게 두 유형으로 나눠 대응 전략을 달리한다는 방침이다. 메르스나 에볼라처럼 전파력은 제한적이지만 치명률이 높은 감염병은 단기간 내 통제와 종식이 목표다. 고도의 격리시설과 정예 의료 인력을 확보해 '제거'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코로나19, 신종플루처럼 전파력이 강한 팬데믹 형 감염병은 종식이 아니라 관리와 회복이 핵심이다. 임 청장은 "이러한 유형의 감염병은 전인구가 감염될 수 있지만 병독성은 상대적으로 낮고, 결국 공존하게 된다"며 "중요한 것은 위험을 낮추고 사회를 다시 여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질병 X'가 등장할 경우 질병청은 명확한 타임라인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100일 안에 병원체 실체를 규명하고 △200일 안에 백신 개발을 완료한 다음 △300일 안에 백신 접종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도구가 확보되면 학교와 경제 활동을 단계적으로 재개하는 방식이다.
방역과 의료, 사회 대응은 질병청을 중심으로 통합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감염병 환자 치료 과정에서 얻는 병원체 정보, 역학 정보, 임상 정보가 정책 판단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즉, 질병청은 이러한 정보의 '터미널'로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연구기관·기업·지자체·국제사회와 협력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수행하고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 결과는 다시 학교 개방, 의료 감염관리 지침 등 사회 정책으로 환류되는 구조다.
직관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감염병 전문병원이다. 임 청장은 "1개 중앙감염병 전문병원과 5개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들이 오는 2027년부터 차례로 개설될 예정"이라고 했다.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은 법적으로 약 36병상을, 중앙감염병 전문병원은 100병상을 갖추게 돼 있다.
임 청장은 전문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문 인력을 활용해 △위기 발생 시 실체 규명을 위한 임상·병원체 정보 수집 △백신·치료제 개발 과정에서의 임상시험 수행 △다음 단계 대응을 위한 교육·훈련 거점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감염병 전문병원 소속 의료진과 연구자들이 평소 감염병 백신·치료제 임상시험을 지속하고, 위기 시 즉각 가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유지한다.
질병청은 mRNA 백신 플랫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8년까지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품목 허가를 목표로 하며, 이를 토대로 향후 팬데믹 발생 시 200일 내 백신 개발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고 이건희 회장 기부금을 활용해 '감염병 임상 연구분석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위기 상황에서 임상시험을 신속히 진행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 기간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끝으로 임 청장은 코로나19 K-방역에 대해 "100점 만점에 90점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서도 "재난 상황에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1점을 더 올려 한 명의 국민이라도 더 지켜내는 게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발족한 '감염병 위기 대비·대응체계 고도화 추진단'은 임승관 청장을 단장으로 감염병위기관리국, 감염병연구소, 감염병정책국 관련 부서가 참여하고 있다. 오는 7월 구체적인 추진 현황·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ur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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