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년층 병원 안 가서 건보혜택 못 받자, 정부 "건강 이용권 검토"

20~40대 건보 가입자 5명 중 1명 연간 병의원 4회 미만 방문
"건강 관리 유도하는 방식으로 전문가 내부 검토 중"

지난 9월 1일 조선대학교 병원 1층 로비에 환자들이 진료 후 대기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20~40대 청장년층 건강보험 가입자 5명 가운데 1명은 1년에 병의원을 4회 미만으로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건보료를 내지만 혜택은 거의 받지 못하는 셈이다. 정부는 보험료의 일부를 건강 관리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건강 바우처(이용권)' 제공을 검토 중이다.

22일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2024년 연령대별 의료 이용 횟수 진료 현황'에 따르면 20∼40대 건보 가입자 1928만 822명 가운데 연간 4회 미만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인원은 376만 7340명(19.5%)이었다. 반면 60대 이상 가입자 중 연간 4회 미만으로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인원은 1379만 8636명 중 56만 4912명(4.1%)으로 조사됐다.

청장년층은 전체 건보 가입자의 40%를 차지하나 이들이 지출한 진료비는 지난해 전체 진료비의 23%에 불과했다. 매달 건보료를 내지만 사실상 혜택은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정부는 지난해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을 통해 병원 이용이 현저히 적은 가입자에게 연간 최대 12만원의 건강 바우처 지급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납부한 보험료의 10%를, 최대 12만원 한도로 제공하는 제도다. 정부는 우선 청년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의정갈등의 영향으로 건보 재정 고갈이 앞당겨지며, 도입이 미뤄졌다.

젊을 때 비용을 많이 내고, 나이가 들수록 혜택을 보는 건보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복지부 보험정책과 관계자는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사회보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면이 있다는 의견과 함께 단순히 바우처 지급이 아니라 건강 관리를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건보공단과 사업을 한다면 어떤 방식이 좋을지 필요성과 시급성을 논의해서 내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