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먹는 약 많은데" 노인 10명 중 6명 의약품 부작용 시 또 병원행
"노인 다제약물 관리사업 등 적절한 의약품 사용 적극 지원해야"
부작용 시 18%는 스스로 조치, 20%는 별다른 조치도 없어
-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혼자 살고, 만성질환이 여러 개 있을수록 의약품 부작용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을 겪은 노인 10명 중 6명은 응급실을 방문하는 등 추가적인 의료 비용이 지출되고 있어, 초고령사회에서 적절한 의약품을 복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은자 연구위원은 '노인의 의약품 부작용 관리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료패널조사에 참여한 성인 중 최근 1년 동안 의약품 부작용을 경험한 사람은 150명, 약 2%였다. 19∼64세는 2.07%, 65∼74세(전기 노인)는 1.73%, 75세 이상(후기 노인)은 1.56%로 나타났다.
부작용 경험률은 앓고 있는 만성질환의 수에 비례해 높았다. 당뇨, 고혈압 등 주요 만성질환이 없는 사람 가운데 1.35%가 의약품 부작용을 경험한 데 비해 만성질환이 1개 있는 사람 중 2.64%가 의약품 부작용을 경험했으며, 2개 이상의 복합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의 2.67%가 의약품 부작용을 호소했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부작용 경험률이 더 높았으며, 혼자 사는 1인 가구인 사람이 2인 이상 사는 사람보다 의약품 부작용을 더 많이 경험했다. 성인 1인 가구의 부작용 경험률은 2.72%지만 부부 가구는 1.8%, 자녀 동거 등 기타 가구는 2%로 가구 수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에게서도 1인 가구의 의약품 부작용 경험률이 약 2.5%로 부부가구 등 다른 형태보다 2배 이상 높아 혼자 사는 노인의 적절한 의약품 복용 지원 정책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부작용이 발생한 후 성인의 56.4%는 의사와 약사에게 문의 후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18%는 의약품 복용 등 환자 스스로 의약품 부작용에 대해 조치했으며 20.5%는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의약품 부작용을 경험한 이들 중 56.4%는 병원 찾았다. 특히 노인 68%가량은 응급실을 방문하거나 입원하는 등 의료 이용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는 노인이 스스로 의약품 부작용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해 65세 미만보다 부작용 경험률이 낮게 나왔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인이 앓는 다른 질병 또는 노화로 인한 증상과 부작용을 혼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의약품 부작용이 건강에 영향을 미쳐 추가적인 의료이용으로 이어지면서 진료·검사·의약품 비용 지출 증가와 함께 사망률도 높아지는 문제를 지적했다.
연구는 의약품 부작용이 의약품 자체의 특성이나 환자의 체질로 인해 발생하지만, 의약품을 오남용할 때도 나타날 수 있다며, 정부가 복합만성질환자가 늘어나는 초고령사회에서 다제약물 관리사업, 통합돌봄 선도사업 등을 통해 환자의 의약품 사용을 검토하고 적절한 의약품 사용을 지원하는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 65세 이상 노인의 83.8%가 의사에게 처방받은 약을 3개월 이상 복용했다. 65세 이상 노인에서 5종류 이상의 처방 약을 먹는 비율은 나이와 함께 증가했으며 85~89세가 8.9%로 가장 높았다.
ur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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