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후폭풍'…국립대병원 상반기 빚만 1조 4700억원
충남대 3274억·경상국립대 2947억…지난해 대비 6.65%↑
김윤 "'지역필수의료' 인력·재정 확충 로드맵 설계해야"
- 김규빈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국립대병원 10곳의 차입금이 올해 상반기 1조 4683억원을 기록하며 반년 만에 지난해 전체 규모를 넘어섰다. 의료대란 여파와 필수의료 인력난이 겹치면서 재정 부담이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1~2025년 상반기 국립대병원 16곳 재무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차입금은 1조 4683억 원으로 지난해 1조 3767억 원보다 6.6% 늘었다. 2021년 1조 4354억 원에서 2023년 1조 3537억 원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공백이 발생한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차입금이 급증했다는 건 병원이 자체 재원만으로 운영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재정 악화의 대표 지표로 꼽힌다. 병원별로는 충남대병원이 3274억 원으로 가장 많은 차입 규모를 보였다. 이어 경상국립대병원 2947억 원, 경북대병원 1665억 원, 서울대병원 1504억 원, 부산대병원 1258억 원 순이었다. 강원대병원은 2021년 359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125억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해 재정 부담이 빠르게 확대됐다.
국립대병원 10곳은 순손실(적자) 347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적자 5640억 원에 이어 2년 연속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는 것으로, 의정 갈등 장기화와 인력난, 급여·비급여 수익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서울대병원(–1356억 원), 충남대병원(–364억 원), 경상국립대병원(–336억 원), 전북대병원(–155억 원), 강원대병원(–135억 원), 경북대병원(–270억 원), 부산대병원(–179억 원), 전남대병원(–34억 원), 충북대병원(–29억 원) 등으로 나타났다. 제주대병원만이 소폭 흑자(20억 원)를 냈고, 가천대·부산대병원 등 일부 병원은 손익 변동폭이 작았지만 전반적으로는 적자 폭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보유 현금은 감소세를 보였다. 주요 국립대병원의 현금 보유액은 2021년 6826억 원에서 2023년 5307억 원까지 감소했다가 지난해 6475억 원으로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 다시 4469억 원으로 줄었다. 서울대병원은 1078억 원에서 올해 351억 원으로 급감했고, 경상국립대병원도 같은 기간 238억 원에서 164억 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충북대병원은 326억 원으로 증가해 병원별 편차가 존재했다.
올해 상반기 의료수익(의료외수익 포함)은 3조 9947억 원이었으나, 인건비·운영비·관리비 등이 빠져나가면서 전 병원이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대병원은 2021년 2876억 원 흑자에서 지난해 1089억 원으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 상반기 1356억 원까지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국립대병원 중 가장 큰 손실을 기록했다.
경북대병원도 2021년 219억 원 흑자였지만 지난해 546억 원 적자로 전환됐고, 올해 상반기에도 270억 원을 기록했다. 부산대병원, 충남대병원, 전북대병원 등이 모두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지역거점 공공병원 대부분이 악화된 재무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방 국립대병원들은 인력난으로 인한 대체인력 투입 비용 증가,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충원율 하락, 응급·분만·외상 분야 유지 비용 부담 등 구조적 한계로 인해 적자 구조가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정병원·지역책임의료기관 운영 확대 등 공공의료 역할 강화 정책이 병원 수익 구조와 충돌해 재정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일부 지역 거점병원에서는 상반기 특정 과에서 진료수입이 전년 대비 20~30% 줄어든 경우도 있었다. 일부 병원은 대체인력 확보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투입돼 수익보다 비용 증가 폭이 더 큰 형태가 나타나기도 했다.
김윤 의원은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겠단 이재명 정부의 공약을 실현하려면 인력·재정 확충 관련 구체화된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국립대병원이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확실한 지원과 투자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rn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