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 사망원인 1위 '손상'…자해·자살 환자 9년새 3.3배 증가

입원, 응급실 내원 추락·낙상 가장 많아…노년층 입원 72.5%
15~24세 중독환자 10명 중 9명 자해·자살 시도 목적…여성이 76%

응급실 내원 손상환자의 손상기전 분포(질병청 제공) 2025.11.27/뉴스1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젊은 연령층의 조기 사망 원인 1위로 꼽히는 '손상' 환자가 지난해보다 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해·자살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9년 새 3.3배 증가해 사회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질병관리청은 각종 손상 위험요인에 대한 대상별 맞춤형 손상예방관리대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를 마련하고자 국내 통계자료를 분석해 '손상 발생 현황: 손상 팩트북(INJURY FACTBOOK) 2025'를 발간했다고 27일 밝혔다.

손상은 질병을 제외한 각종 사고와 재해, 중독 등 외부적인 위험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 건강상의 문제 또는 그 후유증을 말한다. 국가적 차원의 관리를 통해 대상별 위험요인을 면밀히 파악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중재를 시행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손상 팩트북은 손상으로 인한 사망, 입원, 응급실 내원 환자정보 등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손상 발생 규모, 위험요인, 취약대상 등을 통합적으로 제시했다. 특히 올해는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자료도 함께 분석해 자료원을 확대했다.

최근 1년간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아야 했던 손상 경험자는 연간 355만 명(2023년), 입원환자는 123만 명(2023년), 사망자는 3만 명(2024년)이었다. 손상으로 인한 입원과 사망은 각각 전년 대비 7.7%, 7.0% 증가했다.

손상 경험자는 23.3% 늘었으며 국가응급진료정보망을 통해 조사되는 손상 발생으로 응급의료센터에 내원한 환자 역시 같은 해 139만 명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지난해 손상에 의한 사망자는 인구 10만 명당 58.3명으로 전체 사망원인의 8.3%(사망원인 중 4위)를 차지했다. 특히, 0~44세에서는 손상이 사망원인 1위로, 젊은 연령층의 조기 사망 원인으로 나타났다.

손상으로 인한 입원, 응급실 내원 원인 가운데 추락·낙상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지속해서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입원의 경우 추락·낙상으로 인한 손상이 51.6%로 가장 많았고, 운수사고(19.9%), 부딪힘(11.0%) 순이었다. 응급실 내원은 추락·낙상(40.0%), 부딪힘(15.2%), 운수사고(15.1%) 순이었다.

손상으로 입원한 환자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75세 이상의 경우 추락·낙상 손상으로 입원한 환자가 72.5%로 대부분이었다. 0~14세의 경우에도 추락·낙상이 44.8%로 가장 많았다.

119 구급대에 의해 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된 중증외상 환자 중 추락·낙상으로 인한 경우가 43.8%로, 이 중 59.4%가 사망하고 생존환자 중에서 77.8%는 장애가 발생했다. 중증외상 발생의 주요 원인인 운수사고의 장애율과 치명률은 각각 72.3%, 49.7%였다.

특히, 추락·낙상의 경우 0~14세 소아의 중증외상 발생률은 67.5%로 가장 높았으며 이 가운데 64.9%가 사망하고 55.0%에서 장애가 발생했다. 75세 이상 고령 환자의 경우 추락·낙상으로 인한 중증외상 발생(42.3%)은 소아보다 낮았지만, 장애율과 치명률은 각각 83.3%, 61.3%로 높아 고령층의 추락·낙상 손상으로 인한 후유증이 상당히 큰 것으로 파악됐다.

중독 손상환자의 의도성별 성·연령별 분포(질병청 제공) 2025.11.27/뉴스1

손상으로 응급실을 내원한 환자 가운데 비의도적인 손상은 88.4%, 자해·자살은 8.0%, 폭력·타살은 3.1%로 집계됐다. 특히 전체 응급실 내원환자 중 자해·자살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15년 2.4%에서 지난해 8.0%로 9년 새 3.3배가량 증가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 자해·자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대책이 시급함을 시사한다. 이 가운데 같은 기간 자살에 의한 사망은 인구 10만 명당 26.5명에서 29.1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자해·자살 시도 손상 기전을 분석한 결과, 중독으로 인한 입원은 76.1%, 응급실 내원은 67.4%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5~24세의 중독 손상환자 중 91.3%가 자해·자살 목적이었는데, 이 중 여성의 비율이 76.2%로 남성(23.8%)보다 약 3.2배 더 높게 나타났다. 0~14세는 비의도적인 사고에 의한 경우가 61.7%를 차지해, 어린이 및 청소년 중독사고에 대한 예방 교육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질병청과 중앙손상관리센터에서는 청소년 중독사고 예방을 위해 '찾아가는 청소년 의약품 오남용 예방 교육'을 실시했으며, 고령층의 손상 예방을 위해서는 노인의 운동능력에 맞춘 2종의 운동 프로그램'(동영상)과 '낙상 예방을 위한 실내 환경요인 체크리스트'를 개발·보급한 바 있다. 또 한국소비자원과 협업해 '고령자 낙상 예방 캠페인'을 실시하기도 했다.

질병청은 지역사회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고령층 낙상 예방 전문강사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며 내년 하반기부터 전문가들이 본격적으로 현장에 투입되어 활동할 계획이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