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굽은 등' '휜 허리' 척추가 보내는 조기 신호는
변형 모양 따라 척추측만증·후만증·전만증 발생
척추 변형, 천천히 조용히 진행…"조기 진단, 꾸준한 관리해야"
-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척추는 우리 몸을 지탱하는 중심이면서 호흡과 소화, 보행 등 전신 기능으로 이어지는 핵심축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작은 체형 변화 뒤에는 척추 질환이 숨어있을 수 있다. 척추 건강은 단순한 외형 문제뿐 아니라 전신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척추가 보내는 조기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머리에서 골반까지 33개의 뼈로 연결된 척추는 정면에서는 곧게 뻗은 직선으로, 옆면에서는 S자 곡선으로 보인다. 정교하고 부드러운 곡선 형태로 이어진 척추는 목·등·허리의 하중을 분산해 지탱하는데, 잘못된 자세나 성장기, 노화 등으로 변형될 때 척추 질환이 생긴다. 대표적으로 척추측만증과 척추후만증 그리고 척추전만증이 있다.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좌우로 휘어지는 질환이다. 한쪽 어깨가 유독 올라가거나 골반 높이가 비대칭으로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정면에서 봤을 때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 보이거나, 한쪽 다리·발에만 통증이 집중되기도 한다.
대부분은 성장기 청소년에게 많이 발견되지만, 성인에서도 좋지 않은 자세와 근육 불균형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오래 한쪽으로 체중을 싣고 서거나, 가방을 한쪽으로만 드는 생활 습관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척추가 옆으로 휘어지는 측만증과 달리 척추후만증은 척추가 뒤로 변형되는 질환으로 주로 노년층에서 나타난다. 흔히 떠올릴 수 있는 '꼬부랑 자세'가 대표적인 예다.
뼈와 근육이 약해지거나 퇴행하면서 척추가 뒤로 휘는 것으로, 특히 골다공증으로 인한 압박골절, 디스크 높이 감소, 후관절의 퇴행성 변화 등이 누적되면서 허리가 점차 굽어지는 형태로 진행된다. 머리의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고, 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목과 등이 과도하게 펴지는 보상 작용이 일어나 전형적인 '굽은 등'을 만든다.
문제는 이러한 변형이 단순한 체형 변화에 그치지 않고 전신 건강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몸의 중심축이 앞으로 쏠리면 폐활량이 감소하고, 복부 압박으로 소화불량이 생길 수 있다. 또 균형 감각이 무너지며 낙상 위험이 커지고, 만성 허리 통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김승범 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원장은 "허리가 굽는 것은 자연스러운 노화의 일부가 아니라 척추 구조가 약해짐을 알리는 질환 신호"라며 "키가 줄고, 허리를 곧게 펴기 어려워지면 반드시 전문의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척추전만증은 후만증과 반대로 허리의 앞쪽 굴곡이 정상보다 과도하게 앞으로 휘는 질환이다. 골반이 앞으로 기울어 배는 나와 보이고 엉덩이가 뒤로 빠지는 체형을 보이며, '오리걸음'을 하기도 한다. 허리를 과하게 젖히는 습관이나 하이힐을 장시간 착용하는 등 잘못된 자세로 발생한다. 또 복부와 엉덩이 근육이 약한 것도 원인이다.
척추 질환 초기라면 수술이 아닌, 근력 강화운동과 자세 교정, 척추보조기 등 보존 치료가 우선이다. 특히 등과 허리의 신전근을 강화하는 운동이 효과적이다. 메덱스(MDEX)와 같은 재활운동기구를 활용해 근력 측정과 유연성을 검진한 다음 운동치료를 통해 척추 주변 근력을 강화하는 게 좋다. 물리치료와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치료(ESWT) 등도 근육 기능을 회복하고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 된다.
하지만 변형이 심하거나 신경 압박으로 다리 저림이나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절개 범위를 최소화한 척추 유합술 및 척추 변형 고정술을 통해 고령 환자도 비교적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척추 변형은 천천히, 조용히, 되돌리기 어렵게 진행된다. 몸 한쪽이 기울어지고, 키가 줄거나 배·엉덩이 모양이 변한 게 느껴진다면 척추가 균형을 잃고 있다는 경고다.
김 원장은 이러한 척추 질환은 "관리 부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며 "골다공증 관리와 코어 근육 강화, 올바른 자세 유지만으로도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함께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ur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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